거래소-금투협 공동 토론회
금투업계, 고객이익과 회사이익 일치시켜 신뢰 획득해야

▲ 15일 오후, 거래소와 금융투자협회 공동 주최 토론회 사회를 맡은 자본시장연구원 박영석 원장(온라인 토론회 캡처)

[일간투데이 장석진 기자] 내년 한국 주식시장은 기업들의 이익 증가에 따라 더욱 상승할 가능성이 높지만, 실물경제와 주가가 괴리율이 커짐에 따라 주가 변동성이 커질 위험이 있으므로 장기, 분산투자로 리스크를 피하라는 전문가 의견이 나왔다.

15일 한국거래소와 금융투자협회는 코스피 최고점 돌파를 기념해 ‘코스피, 최고치 경신, 현재와 미래를 논하다’라는 주제의 토론회를 공동 개최하고, 내년 증시를 진단했다.

오후 1시반부터 3시15분까지 여의도 금융투자협회 불스홀에서 개최된 이날 행사에는 자본시장연구원 박영석 원장의 사회로, 김학균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과 이효섭 자본시장연구원 금융산업실장이 각각 ‘2020년 증권시장 평가 및 향후전망’과 ‘증권시장 발전을 위한 향후 과제’를 주제로 발표에 나섰다.

발표에 앞서 인사말을 전한 도규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올해 한국 주식시장 지수 상승의 원인에 대해 “외국인과 기관의 빈자리를 개인투자자가 메웠고, 외국인도 11월 이후 순매수에 나섰으며, 정부도 선제적 정책과 뉴딜정책을 펼치는 등 위기 극복을 위한 국민과 정부의 노력이 복합 작용한 결과”라고 평가했다.

나재철 금융투자협회장은 “혁신기업 발굴과 자본공급을 통해 성장의 과실을 국민과 나누고 신뢰에 보답할 기회를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고, 임재준 거래소 부이사장은 “올해 한국이 OECD국가 중 경제성장률 1위를 기록하고, GDP가 TOP10으로 복귀했다”며 한국의 선전을 강조했다.

김학균 센터장은 코스피가 10년간 갇혀 있던 박스권을 돌파한 이유를 ‘코로나 방역 성공, 대표기업들의 이익 성장, 개인투자자들의 시장 참여’에서 찾았다. 김 센터장은 “바이코리아시절과 적립식펀드 붐 이후 정체에 머물던 시장에 올해 개인자금이 약 84.1조원 유입됐다”며, 적립식펀드 붐이 인 2005~2008년까지 4년간 96.9조원의 개인 자금이 간접투자 형태로 유입된 것과 비교했다. 특히 92년 자본시장 개방 이후 외국인이 저가매수, 개인들은 고점매수가 많았는데 올해는 개인들이 바닥부터 사들인 이례적인 해라고 설명했다.

김 센터장은 “기업 실적이 내년에도 상당 폭 증가할 것으로 보이지만, 벨류에이션 관점에선 싼 상황은 아니다”라며, “글로벌 평균 대비 내년 국내 증시도 나쁘지 않을 것이지만 글로벌 증시의 추세가 중요하다”고 주의를 당부했다.

그러면서 “6월말 기준 총통화(M2)가 2937조에 달하고 명목GDP는 1915조 수준”이라며, “코로나 발병 이후 풀린 돈이 너무 많은데 이것이 실물경제로 흡수되지 않고 자산 시장으로 이동해 부동산과 주가만 오른 것이 부담이고, 정부의 역할이 중요하지만 도시화가 70% 이상 진행된 일본이나 한국과 같은 나라는 정부의 역할을 찾기도 쉽지 않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정부와 공적 자금이 생태계를 만들고 있으니 ESG에 근거한 투자에서 답을 찾으라고 제안했다.

자본시장연구원 이효섭 금융산업실장은 정책적 측면의 제언을 이어갔다.

먼저 “공매도 금지조치가 효과를 발휘했는데 곧 재개가 예정된 만큼 재개 속도를 조절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파생경합증권 건전화조치’ 이후 올해 2~3분기 ELS와 DLS 발행이 축소돼 리스크가 줄어든 반면, 사모펀드 제도개선 이후 개인참여가 둔화됐지만 이 자금이 공모펀드로 가지 않고 직접투자 확대로 이어졌다”고 분석했다. 개인 레버리지 투자와 우선주의 변동성이 여전히 높은 것도 문제점으로 지적했다.

특히 우리 증권시장이 향후 발전하기 위한 과제로 이 실장은 ‘MSCI선진국지수 편입을 추진할 것’을 강조했다. 현재 신흥국지수에 포함돼 있는 한국시장이 선진국지수로 편입되면 약 200조(10조달러의 1.8%)가 들어오고, 신흥국지수 이탈로 자금 140조(13%)가 나가면 외국인 순매수로 약 60조의 추가 유입이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현재 GDP 톱10에 올라선 한국이 신흥국 지수에 머무는 상황 자체가 넌센스라는 지적이다.

이날 토론자로 참여한 김영익 서강대 교수는 “우리나라 명목GDP성장률이 3~4%에 머무는 상황에서 기대수익률을 낮춰야 한다”며, “우리나라는 주가와 실물경제 사이의 괴리률이 15%, 미국은 20% 이상”이라며 우려를 표시했다.

또 다른 토론자인 김정범 미래에셋대우 본부장은 개인투자조합 활성화를 위한 판매사의 역할 증대, 투자일임을 통한 개임연금 수익관리, 자산관리부문의 비대면 인프라 개선 필요성을 피력했다.
마지막 토론자인 이승우 한화자산운용 마케팅본부장은 “올해 펀드시장이 1330조에 달하며 계속 커지고 있지만 연기금과 기관자금만 늘지 개인자금은 계속 줄고 있다”며, “내년은 올해와 달리 비전문가가 돈을 벌기 쉽지 않은 상황이 펼쳐지기 쉬운 상황인 만큼 펀드를 통한 간접투자로 외부전문가를 활용해 운용 효율성을 높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영석 자본시장연구원장은 맺음말로 “올해 부동산과 예금에 치우친 개인 자금이 자본시장으로 이동한 것은 바람직하지만, 이 자금이 장기적으로 머물게하기 위해선 투자수익률이 좋아야 한다”며, “주식시장은 대외변수에 의해 충격이 올 수 있고, 이를 극복하기 위해선 장기, 분산투자를 해야하는데 이것이 가능한 여건을 만드는 게 자본시장 플레이어들의 역할”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금융회사의 이익과 고객의 이익이 함께 연동될 수 있는 시스템 구축으로 고객 신뢰를 얻으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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