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중석 (본지 편집국장)

한 스님의 행적이 극적인 드라마로 각색되어 세 밑을 허허롭게 한다.

과연 우리의 현실은 진실의 진위조차 가리기 어려워진 모순적 환경의 지배가 시작된것인가, 다수의 여론과 상식은 이제 의미가 없어진것인가, 국가의 미래와 흥망을 장기적 안목으로 그려가야 할 정부정책은 극소수 집단의 무모한 저항에 속수무책 이어야만 하는 것인가.

경부고속철도 천성산 통과 구간을 둘러싼 지율 스님의 단식에 정부가 일단 무릎을 꿇었다.

이 사업과 관련된 오랜 시간동안 검증된 진실은 없고 스님의 의지만이 영광스럽다. 그동안 말없었던 다수의 국민감정이 북받쳤다.

"공사지연으로 인한 막대한 손해는 누가 부담하는 것인가요 그 돈을 부담할 국민의 의사는 왜 묻지 않나요"

수 많은 네티즌들이 울분을 터뜨렸다. 그들 모두는 앞으로의 국가 장래를 걱정하고 있다. 다만 그들이 스님과 다른점이 있다면 상식이라는 것으로 인해 목숨을 담보 할 수 없는 극히 정상적인 대한민국 국민이라는 차이일 뿐이다.

돌이켜보면 국민 모두와 국가의 미래를 위해 시작된 경부고속철도 사업은 헤아릴 수 없는 난관을 겪어왔다.

서울 - 부산간이라는 기나긴 공사 구간에 비례한 숱한 민원은 전무후무한 기록이 될 것이 틀림없다. 개인은 개인자격으로 지방정부는 각각의 지역적 이익을 위해 본공사가 착공된지 10년을 훌쩍 넘긴 오늘 까지도 지상이냐 지하냐를 놓고 갑론을박하는 구태의 연장선상에 있다.

천성산 문제도 이와 크게 다르지않다. 진실은 이미 오래전 밝혀졌다. 1만5천 전문 회원을 가진 대한토목학회는 지난 2003년 천성산 문제를 진단 건의문을 낸바있다.

"천성산터널은 생태계보전지구로부터 300M 이상 멀리 떨어져 있어 이격거리가 충분하며 이로인해 늪지 바닥토층에 전혀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생태계 파괴를 예단하는 일부 주장은 과학적 근거와 실제적 사례의 뒷받침이 결여되었다"

토목학회는 비 정치적 순수학술단체다. 오랜 경험과 과거 사례를 조합, 국가적 수준에서의 충정을 건의한것이다.

이번 정부결정으로 인해 앞으로 전문가가 배제되고 특정인이나 특정집단의 단편적 집요함만이 가치가 인정되는 왜곡된 현상이 국가적 사업들을 지배해가지 않을까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방송드라마 영웅시대의 시청율이 상승그래프를 그린다한다. 어쩌면 이 시대에 찾아볼수 없는 쾌도난마적 국가통치에 대한 향수가 우리의 시선을 안방으로 유인하는 것은 아닐까하는 생각을 떨쳐버릴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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