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연구기관, 올해 경제 3% 안팎 성장 전망…소비·투자 견인
코로나19 재확산 따른 사회적 거리두기 장기화는 불안요소

▲ 주요기관별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 자료=연합뉴스

[일간투데이 이욱신 기자]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극심한 홍역을 치른 우리 경제가 새해엔 완만한 회복세를 보일 전망이다. 다만 최근 코로나19 확산세가 지속됨에 따라 사회적 거리두기가 얼마나 강화 또는 장기화되느냐에 따라 조기 경기회복 여부가 판가름날 것으로 보인다.

1일 정부와 국내외 주요 기관들의 새해 한국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종합하면 우리 경제는 올해 2.5∼3.3%의 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는 앞서 발표한 '2021년 경제정책방향'에서 새해 우리 경제가 3.2%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이는 올 하반기 중 코로나19 백신이 상용화되는 것을 전제로 한 전망치다.

민간소비는 지난해에 이어 주가 상승 추세가 이어지고 대출 금리가 하락하면서 가계의 소비 여력이 개선되는 가운데 정부 정책 효과가 더해지면서 3.1%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설비투자 역시 새해 비대면 산업 활성화와 펜트업(pent-up·억눌린) 수요가 폭발하면서 반도체 등 제조업 경기가 회복돼 올해 4.8%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새해 취업자는 경기 회복에 힘입어 15만명 안팎 증가할 것으로 정부는 내다봤다.

지난해 11월 한국은행은 새해 경제성장률을 3.0%로 전망했다. 종전보다 0.2%포인트 높여 잡았다. 역시 '올해 중후반기 이후 진정'이라는 코로나19 관련 시나리오를 전제로 한 예상이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당시 기자 간담회에서 "현재 경기가 (지난해) 2분기를 저점으로 최악의 상황은 지났다고 보고 있다"며 "새해에도 수출과 투자를 중심으로 완만하지만 회복 흐름을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올해 경기 반등을 두고 본격적인 회복 국면에 접어들었다고 평가하기는 아직 조심스럽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지난해 11월 발표한 경제전망에서 새해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종전 3.5%에서 3.1%로 낮춰 잡았다.

KDI는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19가 2차 유행하면서 생각보다 사태가 장기화하고 있다"며 대내외 경제 여건을 종합적으로 감안할 때 "향후 우리 경제는 경기 회복이 제한된 수준에서 서서히 진행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주열 총재 역시 "국내는 물론이고 해외에서도 여전히 코로나19 확산세가 진정되지 않고 오히려 당분간 더 확산할 것으로 우려되는 만큼 아직은 경기가 본격 회복세에 진입했다고 볼 수는 없다"고 신중한 입장을 나타냈다.

LG경제연구원(2.5%)과 한국경제연구원(2.7%), 현대경제연구원(3.0%) 등 민간 연구기관들은 새해 정부 전망치를 밑도는 수치를 내놨다.

코로나19 재확산에 따른 거리두기 상향 가능성도 불확실성을 높이는 요인 중 하나다. 정부의 새해 성장률 전망치는 거리두기 조치가 3단계로 추가 상향될 가능성은 고려하지 않은 수치다. 코로나 3차 유행이 조기에 진정되지 않아 거리두기 3단계까지 격상되면 3%대 성장률 달성도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전문가들은 올해 우리 경제가 급격한 '브이(V)자형' 회복이 아니라 완만하게 반등하는 '나이키형' 회복 흐름을 나타낼 것으로 전망한다.

김용범 기획재정부 1차관은 지난달 경제정책방향 사전 브리핑에서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충격 이후 경제성장률이 잠재성장률에서 이격되는 것은 불가피한 상황"이라면서도 "다만 2019년 경제 레벨을 100으로 볼 때 한국은 새해에 2019년 수준을 회복하고 101 정도로 올라가는 몇 안 되는 나라"라고 말했다.

이어 "급속한 하강에서 얼마나 빨리 회복하는지가 관건인데 우리나라의 경우 꼬리가 옆으로 길어지는 형태는 띠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같은 상황에서 정부는 코로나 사태 중 가장 심각한 타격을 입은 내수 소비와 고용 회복에 무게를 두고 올해 경제를 운용할 방침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2021년 경제정책 방향은 빠르고 강한 경제 회복과 선도형 경제로의 대전환"이라면서 "재정·금융 등 정책 수단을 총동원하고 민관이 합심해 민생경제의 확실한 반등을 이뤄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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