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시각에서는 이 대표가 요즘 맞닥뜨리고 있는 상황과 처지를 살핀다. 지난해 중반까지 이 대표는 부동의 차기 대선주자 선호도 1위를 기록하고 있었다. 하지만 현 정부가 중점 국정개혁과제로 꼽는 검찰개혁을 위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출범과 이른바 '공정경제 3법' 등 개혁입법 추진 과정에서 여당 중심의 강공 일변도로 나가면서 그 앞자리에 선 이 대표가 입은 타격이 적지 않다.
특히 지난 연말정국을 뜨겁게 달군 추미애 법무부 장관과 윤석열 검찰총장의 대립국면에서 이렇다 할 존재감을 드러내지 못하면서 그 입지가 더 좁아졌다. 그 결과 여러 언론매체의 신년 대선주자 선호도 여론조사에서는 오차범위내이지만 이재명 경기도 지사와 윤 총장에 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상황에서 나온 두 전직 대통령 사면카드는 이 대표 개인으로서는 정체상태인 대선주자 지지율 반전의 계기가 되고 당으로서는 오는 4월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야권의 정파간 셈범을 복잡하게 할 수 있는 다목적 포석이었으리라.
하지만 우선 당내에서부터 반대 여론이 거세다. 당사자인 두 전직 대통령들이 자신들의 과오를 인정하고 진정한 용서를 구하는 자세도 아니기에 국민 여론도 긍정적이지 않다.
이 대표가 그동안 여당에서 금기시되다시피 한 두 전직 대통령 사면론을 공론화함으로써 국민 통합의 메시지를 전달한 점은 평가받을 요소이다. 그러나 선거 승리를 위한 정파간 야합이 아닌 진정 국민 통합을 원한다면 먼저 코로나19로 시름겨워하는 민생을 보듬어야 할 것이다. 하루하루 버티기가 고역인 상황에서 국민의 마음이 하나로 모이기는 쉽지 않다.
이욱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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