못난 참모들을 둔 전직 대통령들은 줄줄이 구속됐다. 쿠데타를 일으킨 전두환 노태우 전 대통령이다. 쿠데타를 일으키는 데 가담했기 때문이다. 또 각종 뇌물과 무능으로 감옥에 간 이명박 박근혜 전 대통령을 감옥으로 보낸 참모들은 여전히 그 주군을 감옥으로부터 탈출을 돕는 게 아니라 감옥에 그대로 있게 내버려 두라고 아우성친다.

그들의 입은 거칠다. 적반하장도 도를 넘는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1일 연합뉴스와 신년 단독 인터뷰 때 "적절한 시기에 두 전직 대통령의 사면을 문재인 대통령에게 건의하겠다"라고 밝히자 새해 벽두부터 거친 입담을 쏟아내고 있다. 소위 이명박 박근혜 복심이라고 일컬어지는 이들의 거친 막말은 북풍한설이 몰아치는 매서운 추위보다 더한 잔인한 정치의 계절처럼 느껴진다. 대법원이 내린 판결은 전직 대통령으로서는 하지 말았어야 할 잡범 같은 범죄행위로 징역 17년과 20년이다. 잡범은 그리 무거운 형을 선고하지 않지만, 잡범보다 더한 범죄행위라는 점에서 무거운 형을 받았다.

국가의 관리 소홀로 이명박 전 대통령이 구속돼 있었던 동부구치소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확진자가 속출하자 가장 먼저 탈출한 사람은 이명박 전 대통령이다. 서울대학교 병원 특실로 도피했다. 그룹 회장들과 전직 대통령들이 구속상태에서 툭하면 기저질환을 핑계로 가는 게 특급 병원 특실이다. 얼마나 교도소가 싫었으면 꾀병을 핑계로 갔겠는가. 이명박 전 대통령의 경우 다른 제소자들이 먼저 떠나게 하고 본인은 끝까지 동부구치소에서 남아 있는 모습을 보였더라면 국민은 그를 용서했을 수도 있다. 우린 그런 대통령의 모습을 보고 싶었지만, 그는 쥐도 새도 모르게 서울대학교 병원으로 탈출했다. 2천 명이 넘는 동부구치소에 1천여 명이 넘는 확진자가 속출하는 가운데 독방에 있었던 이명박 전 대통령의 경우 확진 우려는 전혀 없었음에도 튄 셈이다. 군인 신분으로 국민을 무참히 사살하고 집권한 전두환 노태우 군부정권이나 다를 바 없다. 국민을 버리고 자신은 떠났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전직 두 대통령을 사면을 무겁게 건의하겠다고 한 집권 여당 대표는 좌우에서 온갖 몰매를 맞고 있다. 조건을 달지 마란다. 왜 시국에 사면론을 꺼냈냐 란다. 범죄행위에 사과 한마디가 그렇게 어려운지 또 이미 촛불로 전직 두 대통령의 어두운 범죄행위를 밝혀 구속까지 시켰는데 더 무슨 한이 있길래 용서가 안 되는가.

박근혜 전 대통령의 '복심'이라는 이정현 전 의원은 4일 "정권만을 위해 박 전 대통령을 거듭 희생물로 삼는 정치 쇼는 자제해야 한다."라고 주장하면서 "극한의 처지에 있는 박 전 대통령을 두고 벼랑 끝에 몰린 지지율 반전을 위해 정치화하는 극악무도한 짓"이라며 거친 입을 내뱄었다. 코로나 19 시국은 마스크를 쓰라는 주문이다. 마스크는 입을 다물기 용이다. 저런 못난 참모를 뒀기 때문에 그의 주군 박근혜 전 대통령은 임기도 채우지 못한 채 그들 참모에 의해 끌려 내려와야 했고 지금은 구속돼 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의 최측근이라는 이재오 국민의힘 상임고문은 '조건부 사면' 제안과 관련해 전직 대통령들을 "시중 잡범" 취급을 하는 것이냐고 되물었다. 조건은 국민에 대한 사과 한마디다. 그게 조건인가 묻고 싶다. 대법원은 이명박 전 대통령에 대한 죄목으로 삼성의 다스 소송비 대납 뇌물, 국가정보원 특수활동비 상납 사건 등으로 징역 17년형 · 벌금 130억 원 · 추징금 57억 8천여만 원으로 확정판결했다. 그래서 구속 수감 중이다. 또 그 강요 때문에 이재용 삼성그룹 부회장은 법의 심판대에 서 있다. 잡범에게는 그리 무거운 형벌을 내리지 않는다. 잡범보다 더 죄질이 나쁘므로 무거운 형벌을 내린 것이다. 이들을 사면하자고 건의한 집권 여당의 이낙연 대표가 그들을 촛불로 구속한 국민에게 몰매를 맡을만한 발언을 한 것이다.


오는 14일 대법원은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최종 선고를 할 것이다. 이후 시간은 문재인 대통령 시간이다. 새해 벽두부터 쏟아지는 사과와 사면론에 대한 들끓는 용광로를 식힐 대통령의 혜안의 시간이 다가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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