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외환시장 안정, 자산시장 과열 논란도 감안
연준 금리와 격차 축소 따른 자본 유출 위험도 고려

▲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15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일간투데이 이욱신 기자]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이하 금통위)가 7개월 넘게 이어지고 있는 연 0.5%인 기준금리를 유지하기로 15일 결정했다. 비교적 안정된 금융시장과 부동산·주식 등 자산시장 과열 논란, 코로나19 3차 대유행과 사회적 거리두기 격상 등으로 경기 침체 우려가 커지는 상황 등을 고려한 판단으로 분석된다.

앞서 금통위는 지난해 연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타격으로 경기 침체가 예상되자 같은 해 3월 16일 '빅컷'(1.25%→0.75%)과 5월 28일 추가 인하(0.75%→0.5%)를 통해 2개월 만에 0.75%포인트나 금리를 빠르게 내렸다. 그 뒤 지난해 7월과 8월, 10월, 11월에는 연속 '동결'을 선택했다.

기준금리 동결로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 기준금리(3월 0.00∼0.25%로 인하)와 격차는 0.25∼0.5%포인트(p)로 유지됐다.

이날 금통위를 앞두고 학계·연구기관·채권시장 전문가들도 대부분 '금통위원 만장일치 기준금리 동결'을 점쳤다. 전문가들은 무엇보다 코로나 3차 확산 등까지 고려해 금통위가 경기 방어 차원에서 '완화적 통화정책' 기조를 고수할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 4∼7일 금융투자협회가 채권업계 종사자 2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에서도 응답자 100명 모두가 기준금리 동결을 예상했다. 코로나19 관련 경제 불확실성이 여전히 커 주요국이 금리 동결 기조를 유지하고 있는 만큼 우리도 현 금리 수준을 쉽게 바꾸기 어렵다는 분석이 지배적이었다.

저금리 속에 지난해 가계대출이 사상 최대 규모(100조원)로 불어나고 이 유동성이 부동산·주식 등 자산으로 몰리면서 '버블(거품)' 논란이 커지는 점도 금리 동결 결정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짐작된다.

이주열 한은 총재도 앞서 5일 '범금융권 신년사'에서 "코로나 위기 후유증으로 남겨진 부채 문제와 자산시장으로의 자금 쏠림 등 해결할 현안이 산적해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특히 부채 수준이 높고 금융-실물간 괴리가 확대된 상태에서는 자그마한 충격에도 시장이 크게 흔들릴 수 있는 만큼 금융시스템의 취약부문을 다시 세심하게 살펴봐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현재 기준금리(0.5%)만으로 '실효하한(현실적으로 내릴 수 있는 최저 금리 수준)'에 이르렀다는 지적도 금리 추가 인하가 쉽지 않은 이유 중 하나다. 달러와 같은 기축통화(국제 결제·금융거래의 기본화폐)가 아닌 원화 입장에서 만약 금리가 0.25%로 0.25%포인트 더 낮아져 미국 기준금리 상단(0.25%)과 같아질 경우 외국인 투자자들의 자금 유출 등이 우려되기 때문이다.

금리를 더 낮추기에는 금융·외환시장도 비교적 안정적이다. 국고채(3년) 금리의 경우 지난 13일 기준으로 0.98% 수준이다. 외국인의 국채 선물 순매도, 국고채 수급 경계감, 미국 경기 부양책 합의 등의 영향에 오르는 추세지만 2019년말(1.36%)보다는 여전히 낮다. 코로나19 사태 초기인 지난해 3월 1280원대까지 치솟았던 원/달러 환율도 최근 1100원 안팎에 머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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