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회복·물가반등·자영업자 손실 보상 법제화론 복합 작용
위험자산 주식 투자매력도 ↓, 증시 부담…미 FOMC 논의 촉각

▲ 장기 채권금리가 상승세를 지속하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번지기 이전 수준으로 돌아가고 있다. 채권금리 상승으로 위험자산인 주식의 투자 매력도가 떨어져 증시에 부담이 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25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지수가 나오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일간투데이 이욱신 기자] 장기 채권금리가 상승세를 지속하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번지기 이전 수준으로 돌아가고 있다. 금융시장을 중심으로 금리 상승이 증시에 부담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이번주 열리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 시장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2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서울 채권시장에서 지난 22일 10년 만기 국고채의 최종호가 수익률은 연 1.758%로, 지난해 1월 20일(1.762%) 이후 1년 만에 가장 높았다. 코로나19 팬데믹 이전 수준을 거의 회복한 것이다.

장기 금리는 경기 회복과 물가 반등 기대를 반영하며 지난해 8월 이후 상승 추세를 보여왔다. 최근 자영업자 영업손실 보상의 법제화 논의가 진행되면서 재원 확보 방안으로 국채 발행이 거론되면서 금리 상승 요인이 되고 있다.

특히 미국 민주당이 백악관과 하원에 이어 상원까지 장악하는 '블루(미국 민주당 상징색)웨이브'가 현실화한 게 새해 들어 미국 국채를 비롯한 주요국 채권 금리의 상승을 부추긴 주된 요인으로 작용했다. 지난해 말 연 0.9%대 초반에 머물던 10년 만기 미 국채 금리는 민주당 후보들이 모두 당선되면서 상원의 민주당 우위를 확정한 조지아주 상원의원 결선투표 결과가 나온 지난 8일 이후 연 1.1% 언저리로 뛰어오른 상태다. 미 민주당의 재정 확대 기조가 국채 발행 증가와 인플레이션 상승으로 이어질 것이란 기대가 커진 영향이다.

증권가에선 채권금리 상승 기조가 증시 변동성 확대의 빌미가 될 가능성을 경계하고 있다. 주가가 크게 오른 상황에서 채권 금리마저 상승해 위험자산(주식)과 안전자산(채권) 간 기대 수익률 차이가 줄어들면 위험자산의 투자 매력도가 떨어지는 탓이다.

실제로 지난해 8월 10년 만기 미 국채 금리가 0.2%포인트 안팎 오르자 그에 앞서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던 미국 나스닥 대형 기술주들이 9월 들어 조정을 받은 바 있다. 비슷한 시기 국고채 10년물 금리도 0.3%포인트가량 상승했고 코스피 역시 반등세를 멈추고 두 달 넘게 변동성 장세를 겪었다.

증권가에선 지난해 11월 이후 코스피 상승 속도가 가팔랐던 만큼 금리 상승이 주식시장 투자 심리에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아직 본격적인 기업 실적 회복 장세에 들어서지 않은 만큼 금리변화에 주식시장이 민감히 반응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에 더해 오는 27일(현지시간) 열리는 미국 FOMC에서 통화정책과 관련해 어떤 메시지가 추가될지 촉각을 곤두세우는 분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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