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팬데믹 영향 1·2분기 마이너스, 3·4분기 플러스
홍남기, "선진국보다 역성장폭 작아…내수 부진 뼈아파"

▲ 2020년 연간 및 4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속보치). 자료=한국은행

[일간투데이 이욱신 기자] 지난해 우리 경제가 -1% 성장을 기록하며 1998년 외환위기 이후 20여년만에 처음으로 역성장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여파로 지난해 1·분기 마이너스를 기록한 경제성장률은 3분기 2%대로 플러스 전환됐지만 4분기 1%대로 내려 앉았다.

한국은행은 지난해 4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직전분기대비 속보치)이 1.1%로 집계됐다고 26일 발표했다. 지난해 분기별 성장률은 코로나19 팬데믹 충격으로 1분기(-1.3%)와 2분기(-3.2%) 연속 뒷걸음친 뒤 3분기(2.1%)에 반등했지만 4분기(1.1%) 소폭 하락했다. 이에 따라 지난해 연간 GDP 성장률은 -1%로 집계됐다. 역성장은 외환위기 당시였던 1998년(-5.1%) 이후 22년 만이다.

4분기 성장률을 부문별로 보면 수출은 그나마 선방했지만 코로나19 재유행에 민간소비가 타격을 받았다. 수출은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비대면 통신 수요 증대로 클라우드서비스 서버 수요가 급증한 반도체와 화학제품 중심으로 5.2% 증가했다. 수입도 기계·장비 등을 위주로 2.1% 증가했다. 하지만 민간소비는 서비스(음식숙박·운수)와 재화(음식료품 등) 소비가 모두 위축돼 전체적으로 1.7% 감소했다.

경제 성장률에 대한 순수출 기여도는 1.3%포인트(p)인 반면 민간소비는 -0.8%포인트였다. 수출이 성장률을 1.3%포인트 끌어올렸지만 민간소비가 0.8%포인트 주저앉힌 셈이다.

건설투자 역시 부동산 가격 폭등에 따라 건물·토목 건설 모두 늘면서 6.5% 확대됐다. 설비투자는 2.1% 감소했다. 업종별 성장률은 ▲제조업 2.8% ▲농림어업 4.9% ▲서비스업 0.4% ▲건설업 2.6% ▲전기가스수도업 5.9% 등으로 집계됐다.

실질 국내총소득(GDI)은 교역조건 악화 탓에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1.1%)보다 낮은 0.7%에 머물렀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페이스북에 지난해 한국 경제 성장률이 -1% 역성장한 것을 두고 "선진국들보다 역성장 폭이 훨씬 작아 우리 경제가 위기에 강한 경제임을 다시 입증한 결과"라면서도 "수출 선방과는 달리 장기화하는 내수 부진과 그에 따른 민생 어려움은 가장 뼈아픈 부분"이라고 소회를 밝혔다. 또 59년 만의 1년 네 차례 추경 등을 언급하며 "재정이 작년 성장에 큰 폭으로 기여하며 역성장을 완충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진단했다.


저작권자 © 일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