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광한 남양주시장 사진=시징실
선거의 실패로 국가가 실패한 세 번째 사례는 그리스의 파판드레우 총리입니다.

그리스는 세계사와 유럽문화의 발상지이며 서양철학과 민주주의의 출발지입니다. 그리스 신화와 소크라테스, 아리스토텔레스의 나라이며, 찬란한 역사와 문화유산의 면에서 어쩌면 우리나라와 유사합니다.

1950~1970년 그리스의 경제성장률은 세계 1·2위였고 유럽에서 재정이 가장 튼튼한 나라 중 하나였습니다. 1980년 국가부채는 GDP대비 22.5%에 불과했습니다.

그러나 파판드레우 총리가 2번에 걸쳐 11년 재임하며 나라가 추락했습니다. 그는 1981년 취임직후 “국민이 원하는 것은 다 주라”고 했습니다.

아르헨티나 페론 대통령의 “국민에게 줄 수 있는 모든 것을 주십시오”라는
말에서 빌려온 이 말이 30년 후 그리스를 국가부도의 위기로 내몰게 됩니다.

파판드레우 재임 10여 년, 잠깐 동안 실질 소득이 늘고 빈부격차가 줄어들었지만, 빚에 과도하게 의존한 정책은 곧 경제의 발목을 잡았습니다.

국가부채가 취임 4년만인 1984년에 40.1%로 두 배 가까이 늘었고, 그 후 9년만인 1992년에 100.3%, 2018년에는 184.8%로 폭증했습니다.

경제성장률은70년대 연평균 4.7%에서 80년대 연평균 1.5%로 떨어졌습니다. 70년대까지 탄탄했던 조선, 석유화학,자동차산업 등이 몰락했고, 미래성장동력이나 구조개혁은 사라졌습니다.

결국 파판드레우 총리 후 약 14년이 지난 2010년부터 2015년까지 역사상 최대 규모인 약 370조원의 구제금융을 받았습니다. 구제금융은 혹독한 구조조정을 요구했고, 국민은 실업과 생활고에 내몰렸습니다.

2011년 경제성장률은 약 마이너스 8%였고, 국민의 3분의 1이 빈곤층으로 전락했습니다. 평균 월급은 3분의 1로 줄었고, 거리에서는 연일 시위가 끊이지 않는 혼란이 이어졌습니다.

청년실업률은 2012년에 55.2%, 2018년에도 39.4%로 유럽 최고수준입니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인구의 5%인 약 50만 명의 젊은이가 나라를 등지고 떠났고, 남아있는 많은 청년은 부모의 연금에 기대어 살고 있습니다.

2018년 다행히 구제금융에서 벗어났지만 국민의 삶과 생활의 회복은 아직 요원해 보입니다. 그리스는 선거의 실패로 지도자를 잘 못 뽑으면 그 고통이 당대에 끝나지 않고 후대에까지 이어진다는 사실을 잘 보여줍니다.

우리나라, 정말 괜찮을까요?

다음에는 국경을 접한 미국과 멕시코 두 나라의 차이를 국가운영 시스템의 관점에서 살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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