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가격상승·코로나 영향 주택담보대출·자영업자 대출 ↑
'신용대출 러시' 멈칫…주식시장 정체 영향

▲ 자료=연합뉴스

[일간투데이 이욱신 기자] 주택가격 상승과 코로나19 장기화 등으로 대출이 늘면서 지난달 5대 시중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이 4조원 가까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시장금리가 오르고 주식시장의 급등세가 주춤하면서 은행권의 '신용대출 러시'는 멈춘 가운데 요구불예금은 약 30조원 증가했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5대 은행의 지난달 말 기준 전체 가계대출 잔액은 678조1705억원으로 집계됐다. 1월말(674조3738억원)과 비교해 한달 새 3조7967억원 늘었다.

주택담보대출이 476조3679억원에서 480조1258억원으로 3조7579억원 불었다. 1월(2조5830억원)보다 증가 폭이 커졌다. 주택담보대출 가운데 전세자금대출은 기존 106조7176억에서 108조7667억원으로 2조491억원이 늘었다. 지난해 10월(2조5205억원) 이후 4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뛴 것이다.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는 자영업자를 비롯한 개인사업자 대출도 기존 270조390억에서 273조720억원으로 3조330억원 증가했다.

반면 지난해 11월 한달 만에 5조원 가까이 뛰는 등 줄곧 급증세를 보인 신용대출의 경우 잔액이 1월 말(135조2400억)보다 556억원이 줄어 135조1844억원을 기록했다.

은행 수신(예금) 중에서는 단기자금이 주로 머무는 요구불예금에는 기존 609조2868억원에서 28조9529억원의 돈이 새로 흘러들어 638조2397억원에 이르렀다. 정기예금도 1월 말 626조8920억원에서 3조4552억원이 추가돼 630조3472억원을 기록했다.

하지만 정기적금은 40조6488억원에서 36조5555억원으로 4조933억원 감소했다.

인터넷은행에서도 대출 증가 속도가 더뎌지고 예금이 늘어나는 흐름은 비슷했다. 카카오뱅크의 신용대출은 1월 말보다 1178억원 급감했다. 다만 전체 여신 잔액(21조2640억원)은 전월세보증금대출 증가(4560억원) 등에 힘입어 3382억원 불었다. 수신 잔액(21조2640억원)은 1조347억원이나 늘었다. 카카오뱅크의 월간 수신 증가액이 1조원을 넘은 것은 2019년 7월 이후 1년 7개월 만이다.

은행업계에서는 2월 개인 신용대출 감소의 원인으로 기업들의 설 상여금 지급, 증시 정체 등의 영향으로 분석한다. 요구불예금을 포함한 개인 유동자금이 증가하고 카카오뱅크 수신액이 1조원이 넘어선 이유도 현재 증권시장 등의 출구가 딱히 없는 상태에서 대기자금이 증가하면서 카카오뱅크가 다른 은행보다 수신 금리를 올린 데 따른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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