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태·유형별 회복 속도 양극화로 코로나 그늘 드리워

▲ 5일 통계청의 '2월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백화점 판매(불변지수 기준)는 1년 전보다 33.5% 증가했다. 이날 서울 시내 한 백화점 모습. 사진=연합뉴스

[일간투데이 이욱신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억눌렸던 소비와 생산이 꿈틀거리고 있다. 소비와 생산지표 모두 전반적으로는 회복세를 보이고 있으나 업태·유형별 양극화는 심화하는 양상이어서 그늘을 드리우고 있다.

5일 통계청의 '2월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백화점 판매(불변지수 기준)는 1년 전보다 33.5% 증가했다. 통계 작성이 시작된 이듬해인 1996년 2월(52.9%) 이후 최고 증가율이다.

설 명절 영향으로 선물용 상품의 판매가 늘고 '더현대 서울' 등 새 백화점이 등장한데다 날씨가 풀려 외부 활동이 증가하면서 소비 심리가 살아난 것으로 분석된다.

소비 동향을 보여주는 전체 소매판매액지수도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회복됐다. 계절요인을 제거한 계절조정지수 기준으로 2월 소매판매액지수는 115.2(2015=100)로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12월 116.2에 근접했다. 이 지수는 코로나19 사태 초입인 지난해 2월 105.7, 3월 106.1까지 떨어진 바 있다.

하지만 업태·유형별 지수를 보면 회복 속도의 편차가 드러난다.

승용차, 가전제품 등 내구재 판매지수는 141.5로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12월(127.9) 수준을 크게 웃돌았다. 개별소비세 인하와 신차 출시에 따른 승용차 소비가 늘고 코로나19로 실내 생활이 길어지면서 가전제품 및 가구에 대한 관심이 증가한 것이 영향을 미쳤다.

반면 의복, 신발, 가방 등 준내구재는 2019년 12월(105.0)보다 낮은 98.0로 코로나19 그늘을 벗어나지 못했다. 외국인 관광객 감소로 면세점의 화장품 판매가 부진하면서 비내구재 역시 110.6으로 2019년 12월(115.7)보다 낮았다.

업태별로 보면 백화점(104.1)과 무점포 소매(219.0)는 각각 2019년 12월의 100.6, 172.9를 훌쩍 뛰어넘었다. 반면 전문소매점은 86.6으로 2019년 12월의 94.1을 밑돌았다.

통계청 관계자는 "소비가 저점을 찍고 반등하는 모습을 보인다"며 "의복, 신발, 가방 등 특정 상품을 전문적으로 판매하는 전문소매점이 회복을 못 했고 외부활동 감소로 온라인쇼핑 등 무점포소매 쪽 판매가 증가했다"고 말했다.

생산도 소비와 마찬가지로 전체 지수는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회복했으나 회복 속도의 업종별 양극화가 뚜렷하게 나타난다.

지난 2월 전산업생산지수는 111.6으로 2019년 12월(111.5) 수준을 회복했다. 제조업을 중심으로 한 광공업 경기가 좋아진 영향이 컸다. 광공업 생산지수는 115.7로 2019년 12월(111.3) 수준을 넘어섰다. 해외 수요에 영향을 받고 반도체, 정보기술(IT) 제품 중심으로 비대면 경제가 확대되면서 제조업은 빠르게 회복세를 보였다.

반면 내수 위주의 서비스업은 대면 비중이 커 회복세가 더딘 모습이다. 서비스업 생산지수는 108.4로 2019년 12월(109.7) 수준을 아직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서비스업 내에서도 업종별 상황이 다르다. 2019년 12월 지수와 올해 2월 지수를 비교하면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은 운수·창고업(105.9→94.4), 숙박·음식점업(98.8→72.5), 교육서비스업(99.8→96.4), 예술·스포츠 및 여가 관련 서비스업(108.2→68.8) 등은 여전히 충분히 회복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정보통신업(111.3→114.8), 금융 및 보험업(120.0→146.8) 등은 이전 수준을 웃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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