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소득 개선 부진, 금리 상승 등으로 채무상환능력 저하
주택 거래량 둔화로 주택대출 수요↓, 일반대출 수요↑

▲ 자료=한국은행
[일간투데이 이욱신 기자] 시중은행들이 2분기 가계의 신용 위험이 더 커질 것으로 전망했다. 가계소득 개선 부진, 금리 상승 등으로 채무상환 능력 저하 우려가 커지고 있는 것이다. 또 주택 거래량 둔화로 가계 주택대출 수요는 감소하겠지만 일반대출 수요는 증가세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됐다.

12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금융기관 대출행태 서베이' 결과에 따르면 국내 은행이 예상한 2분기 신용위험지수는 26으로, 1분기 13보다 13포인트(p)나 높아졌다.

이번 설문조사는 지난달 15일부터 26일까지 201개 금융기관(은행 17·상호저축은행 16·신용카드 8·생명보험사 10·상호금융조합 150) 여신 총괄책임자를 대상으로 진행됐다.

신용위험 지수 변화를 차주(돈 빌리는 주체)별로 보면 특히 가계의 지수가 1분기 9에서 2분기 24로 15포인트나 뛰었다. 중소기업도 5포인트(21→26) 상승했지만 대기업(6)은 변화가 없었다.

한은 관계자는 "가계소득 개선 부진, 금리 상승 등으로 채무상환 능력 저하 우려가 커지면서 은행들은 가계의 신용위험이 1분기보다 큰 폭 높아질 것으로 예상했다"고 말했다.

2분기 은행의 대출태도 지수(-2)는 1분기(5)보다 7포인트 떨어졌다. 2분기에 대출 심사조건을 강화하거나 대출 한도를 낮추는 등의 방식으로 대출을 조이겠다고 대답한 금융기관이 더 많아졌다는 뜻이다.

이번달 중 발표 예정인 가계부채 관리 방안 등의 영향이 미리 설문조사에 반영된 것으로 해석된다.

차주별 대출태도 지수는 ▲ 대기업 -3 ▲ 중소기업 6 ▲ 가계 주택대출 -18 ▲ 가계 일반대출 -9로, 1분기(0, 18, -6, -6)와 비교해 모두 떨어졌다. 특히 가계 주택관련 대출 하락 폭이 컸다.

대출수요 지수는 1분기 23에서 2분기 9로 크게 떨어졌다. 가계의 경우 주택대출(9→-12) 수요는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 반면 일반대출(12→15)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됐다.

한은 관계자는 "주택 거래량 둔화, 입주물량 감소 등의 영향으로 가계 주택자금 대출 수요는 감소하더라도 생활자금 수요에 소비심리 회복 등이 더해져 가계 일반대출 수요는 1분기보다 소폭 증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대기업(6→-3)의 대출 수요는 줄겠지만 중소기업(32→18)의 경우 운전자금 수요, 유동성 확보 필요성 등에 증가세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됐다"고 설명했다.

저축은행 등 비은행 금융기관 대상의 설문조사에서도 마찬가지로 2분기 신용 위험이 커지고 대출 태도는 강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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