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날로그 디바이스·글로벌 웨이퍼스 인수건 승인
SK하이닉스·AMD·엔비디아 인수건, 경쟁제한성 심사 중

▲ 자료=공정거래위원회

[일간투데이 이욱신 기자] 공정거래위원회가 최근 4차산업혁명에 따른 ICT(정보통신기술) 분야의 발전, 데이터센터의 증가, 코로나19에 따른 비대면경제의 확산 등으로 수요가 급증하면서 빠르게 재편되고 있는 반도체 분야의 기업결합 승인 심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공정위는 21일 아날로그 디바이스의 맥심 인수 및 글로벌 웨이퍼스의 실트로닉 인수건을 최근 심사 완료해 각각 승인했다고 밝혔다. SK하이닉스의 인텔 낸드플래시 사업부문 영업양수건과 AMD의 자일링스 합병건 등은 심사 중이다.

아날로그 디바이스는 지난해 7월 맥심(이상 미국)의 주식 69%를 210억달러(약 23조원)에 취득하는 계약을 체결하고 같은해 11월 공정위에 기업결합 신고를 했다. 아날로그 디바이스는 소리·빛 등 아날로그 신호를 디지털로 변환·분리·증폭시키는 기능을 하는 아날로그 반도체 집적회로(IC) 분야의 대표업체이고 맥심은 자동차 및 데이터센터 분야에서 강점을 보유하고 있다.

글로벌 웨이퍼스(대만)는 실트로닉(독일)의 주식 50% 이상을 45억달러(약 5조원)에 취득하기 위해 지난 1월 임의적 사전심사를 요청했다. 글로벌 웨이퍼스는 IC의 주요 소재인 실리콘 웨이퍼 시장 3위 사업자이고 실트로닉은 5G(5세대 이동통신)·IoT(사물인터넷) 분야에서 강하다.

공정위는 위 기업결합에 대해 시장내 강력한 경쟁자가 존재해 경쟁제한 우려가 없다고 판단해 승인했다.

SK하이닉스(한국)는 지난해 10월 인텔(미국)의 낸드플래시 및 SSD(솔리드스테이트 드라이브) 사업부문(중국 다롄 공장)을 90억달러(약 10조원)에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하고 올해 1월 기업결합 신고를 했다.

CPU(중앙처리장치)와 GPU(그래픽처리장치) 등을 제조하는 AMD(미국)는 지난해 10월 AI(인공지능) 및 FPGA(프로그래머블 반도체) 제조업체인 자일링스를 350억달러(약 40조원)에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하고 올해 2월 기업결합을 신고했다.

GPU 제조업체인 엔비디아(미국)는 지난해 10월 반도체 설계 전문업체인 ARM(영국)을 400억달러(약 44조원)에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하고 이번달 기업결합을 신고했다. 공정위는 엔비디아가 반도체 설계 분야의 1위 업체인 ARM 인수를 통해 관련 시장을 봉쇄할 가능성 등 경쟁이 저해될 우려가 있는지를 중점적으로 검토할 예정이다.

공정위는 "반도체 시장은 그 동안 설계, 프로세서(CPU·GPU), 파운드리(위탁생산) 등 분야별 강자가 비교적 뚜렷한 분업구조로 이뤄졌다"며 "하지만 최근에는 주력 분야로의 핵심 역량을 강화하기 위한 동종업체간의 수평적 결합 이외에 AI·IoT·자율주행차·5G 등 새로운 혁신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이종업체간 수직적·혼합적 결합의 양상도 동시에 나타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기업결합 심사가 반도체 분야의 시장구조 재편에 지장이 없도록 가급적 신속하게 심사를 진행하되 경쟁을 제한할 우려가 있는 기업결합에 대해서는 관련 시장에 미칠 영향 등을 면밀히 분석해 심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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