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건설경제팀 원나래 기자

건설인의 사기를 진작하고 건설 산업의 위상 제고를 위해 제정된 날인 ‘건설인의 날’.

하지만 요즘 건설업계 분위기를 봐선 건설인의 노고를 치하하기 위해 열리는 이 큰 잔칫날이 어째 안쓰러운 분위기가 연출될 것 같은 느낌이다.

건설경기 침체를 반영한 탓인지 올해도 어김없이 찾아온 ‘건설인의 날’을 준비하는 모양새가 심상치 않기 때문.

특히 매년 서울 논현동 건설회관에서 열리는 기념식의 꽃이라고 할 수 있는 산업훈장 수상자가 지난해보다 부쩍 줄어들어 건설인들의 힘을 빠지게 한다.

정부 관계자에 따르면, 상이 너무 남발하다보니 ‘賞’이라는 본래의 의미를 부여하고 희소성의 가치를 두기 위해 수상자의 10%를 줄이겠다고 나섰다고 한다.

하지만 건설경기가 어렵고 전화위복의 기회를 삼아야 하는 이때에 정부가 열심히 하라고 당근을 주지는 못할망정 채찍을 휘두르는 꼴이라니...

더군다나 해외 건설 수주액이 최고 수준에 달하고 국내 건설경기가 활성화될 때에는 이상, 저상 만들어가며 상을 남발하며 수상하던 이전 행각을 스스로 자인하고 있는 것이 아닐 수 없다.


때문에 가뜩이나 풀이 죽은 건설업계를 ‘예전보다 성과가 없으니 더 이상의 상은 없다’고 단호하게 말하며 떠미는 느낌마저 들어 안쓰럽기까지 하다.

다른 산업과 달리 건설 산업은 정부가 최대의 구매자이며 조정자인 만큼 절대 수수방관적인 태도를 보여서는 안 되는 중요한 역할이다.

더욱이 건설업은 ‘한강의 기적’을 일궈내고 대한민국 경제발전에 큰 역할을 했으며 경제가 어려울 때에는 든든한 자금줄 역할도 도맡았던 기특한 효자였다.

자식이 예쁠 때는 자기 자식이라고 품에 안고, 미울 때는 내 자식이 아니라고 등 돌리는 어미는 이 세상에 없다. 자식이 힘들 때 더욱 칭찬으로 사기를 북돋으며 어려운 상황을 함께 이겨나가는 것이 진정한 어미의 모습인 것이다.

어미의 따뜻한 다독임으로 경기 침체를 극복할 수 있도록 정부가 나서, 건설인들이 어깨를 펴고 당당히 자신들의 잔치인 ‘건설의 날’을 맘껏 즐길 수 있기를 고대해 본다.


저작권자 © 일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