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욱신 경제부 기자

[일간투데이 이욱신 기자] 지난 7일 전임 윤석헌 원장 퇴임 이후 3주 넘게 공석 상태인 금융감독원의 새 수장이 6월 초 선임될 전망이다. 당초 경제라인 교체 뒤에 새 금감원장을 뽑을 예정이었던 청와대가 코로나 경제위기 극복을 위한 경제팀의 안정성과 인사청문회 정국 장기화로 인한 부담감 우려때문에 기존 경제팀을 유지하기로 결정하면서 공석인 금감원장 먼저 채우는 것으로 선회한 것이다.

신임 금감원장 후보로는 외부 인사로 이상복 서강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원승연 명지대 경영학과 교수, 정은보 한미방위비분담특별협정(SMA) 협상대표, 손상호 전 한국금융연구원장, 정석우 고려대 경영학부 교수 등이 물망에 오르고 있다. 내부 인사로는 현재 원장 직무대행을 맡고 있는 김근익 수석부원장을 비롯해 김은경 금융소비자보호처장 등이 거론되고 있다.

금감원 안팎에서는 변호사 출신인 이상복 교수가 앞서고 있다는 의견이 있는 가운데 원승연 교수가 막판 반전을 할 수도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 교수는 2015년부터 금융위원회 증권선물위원회 비상임위원을 맡고 있는 데다 과거 언론에 밝힌 견해 등을 통해 금감원장제청권을 갖고 있는 금융위가 선호하는 인물이라는 평가다. 원 교수는 지난해 6월까지 2년 반 가량 금감원 자본시장 담당 부원장을 지내 내부사정에 밝은 점이 장점이다.

전임 윤 원장에 이어 학계 출신 인사가 또 유력 원장 후보군으로 분류되면서 업계와 금감원 노조에서 불편한 기류가 흐른다. 윤 전 원장은 보험분쟁·사모펀드 사태 등에서 '소비자 보호'에 방점을 둔 점은 높이 평가받았지만 사후적 징계가 중심이 되면서 업계와 소송전까지 가는 극한 갈등을 빚었다. 업계에서는 신임 원장이 적극적 소통을 통해 금융사고의 사전적 예방에 주력할 것을 기대하고 있다.

금감원 노조는 학계 출신 인사의 조직관리상의 경험 미숙과 독선을 우려했다. 금감원 노조는 "교수들은 사외이사나 관변학자로 과분한 대접을 받다 보니 '자신의 생각이 정의'라는 독선에 빠지기 쉽다"며 "교수 출신 원장, 부원장들의 막무가내식 일처리와 권역별 나눠 먹기로 금감원은 심각한 후유증을 앓고 있고 인사참사로 직원 간 갈등만 커졌다"고 성토했다.

금감원은 현재 현안이 산적하다. 6월 중으로 독일 헤리티지·이탈리아 헬스케어펀드를 판매한 하나은행에 대한 제재심의위원회를 열 계획이다. 올해 안으로 은행 2곳, 금융지주 3곳, 증권사 4곳, 생명보험과 손해보험 각 2곳, 자산운용사 1곳, 여전사 1곳, 상호금융 1곳을 종합검사할 예정이다. 정치권에서도 예의주시하고 있는 가상자산 문제도 조속한 교통 정리가 필요하다. 전문지식뿐만 아니라 시장·정치권과도 활발히 소통해 각종 현안들을 신속히 해결할 수 있는 금감원장이 선임되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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