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영업이익, 1분기 부진 딛고 2배 이상 회복 기대
반도체 가격 상승 랠리, 연간 영업이익 50조 돌파 전망

▲ 삼성전자 서초사옥 표지석. 사진=연합뉴스

[일간투데이 이욱신 기자] 삼성전자가 2분기에 영업이익 12조원을 돌파하는 '깜짝실적(어닝서프라이즈·시장 전망치를 10% 이상 상회하는 실적)'을 달성했다. 1분기 기대 이하 부진을 보인 반도체가 회복했고 프리미엄 TV와 가전 등도 고루 선전해 스마트폰 침체를 크게 극복한 결과다. 2분기부터 시작된 반도체 가격 상승 랠리가 3분기에도 이어지면서 연간 영업이익이 50조원을 넘어설 것이라는 전망이다.

7일 삼성전자는 2분기 잠정 경영실적을 집계한 결과 매출 63조원, 영업이익 12조5000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2분기(매출 53조원, 영업이익 8조1500억원)에 비해 매출은 18.94%, 영업이익은 53.4% 증가한 것이다. 매출은 2분기 기준으로 사상 최대이며 영업이익은 반도체 슈퍼호황기였던 2018년 3분기(17조5700억원) 이후 11분기 만에 가장 높다. 지난 1분기에 비해 매출(65조3900억원)은 다소 감소했지만 영업이익(9조3800억원)은 3조원 이상 증가했다.

2분기 호실적의 주견인차는 반도체다. 이날 부문별 실적은 공개되지 않았으나 예상보다 높은 영업이익을 고려할 때 2분기 반도체에서만 7조∼8조원의 영업이익을 올렸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이는 지난 1분기 반도체 영업이익(약 3조4000억원)의 2배가 훨씬 넘는 수준이고 2분기 삼성전자 전체 영업이익의 60%에 가까운 수치다.

2분기 반도체 시장은 코로나19로 인한 언택트(비대면) 수요가 지속되며 PC용 반도체 판매가 양호했고 클라우드 기업들의 데이터센터용 서버 수요도 움직이기 시작하면서 삼성의 주력인 D램 메모리 반도체 가격이 강세를 보였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 조사에 따르면 지난 4월 D램 고정거래가격은 최대 26% 오르며 2017년 반도체 슈퍼사이클 이후 가장 큰 폭으로 상승했다.

연초 미국 텍사스주의 기습한파로 셧다운(가동 중단) 됐던 오스틴 파운드리 공장이 5월부터 정상 가동되면서 1분기에 발생했던 손실도 최소화했다.

갤럭시 S21 조기 출시 효과로 4조4000억원에 달하는 영업이익을 거두며 1분기 실적을 견인했던 모바일(IM) 부문은 2분기 들어 성장세가 다소 주춤한 것으로 분석된다. 증권가는 2분기 IM부문의 영업이익을 1분기보다 1조원 이상 줄어든 2조8000억∼3조원 초반으로 보고 있다.

신제품 출시 효과가 없었고 인도·베트남 등지의 코로나19 확산으로 수요 감소와 생산 차질 등으로 이어진 영향이 크다. 일부 모델의 경우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공급 부족으로 생산에도 영향을 미쳤다는 관측이다.

디스플레이(DP·삼성디스플레이) 부문은 스마트폰 생산 감소에도 9000억∼1조원 가량의 영업이익이 예상됐다. LCD 등 패널 가격 상승과 고객사(애플)의 일회성 보상금(5000억원 추정)이 반영된 결과다.

소비자 가전(CE)은 TV와 비스포크 시리즈 등 생활가전 부문이 선전했으나 영업이익은 1분기(1조2000억원)에 다소 못미친 것으로 평가된다. 미니 LED 제품인 네오(Neo) QLED TV 등 프리미엄 TV 판매가 호조를 보였지만 1분기 판매량보다는 적고 LCD 패널 단가 상승과 마케팅 비용 증가로 수익성이 다소 떨어졌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삼성전자의 호실적은 3분기에도 이어질 전망이다. 증권가는 반도체 가격 상승 랠리에 힘입어 3분기 매출 70조원, 영업이익은 13조∼15조원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올해 연간 영업이익도 50조원을 넘어설 전망이다.

코로나19 백신 접종 확대로 지난해 하반기부터 정보기술(IT) 급증한 PC 수요가 2분기부터 정점을 지나 감소 추세로 돌아섰다는 분석이 나오지만 2분기부터 시작된 데이터센터 서버 수요가 늘어나면서 하반기에도 실적 개선을 견인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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