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위 20%, 2분기 식·음료품 지출 12% ↑…필수 지출 절약 한계

▲ 자료=연합뉴스(통계청)

[일간투데이 이욱신 기자] 올해 2분기 식·음료품을 중심으로 밥상 물가가 크게 오르면서 저소득층 살림살이에 주름이 깊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가계소득 증가 효과를 이끌었던 전 국민 재난지원금 영향이 없어지면서 저소득층을 중심으로 적자가구 비율이 늘어나고 있다.

23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1분위 가구소득, 즉 하위 20%가 2분기에 식료품과 비주류음료에 지출한 월평균 금액은 24만4000원으로 1년 전보다 12% 늘었다. 1분위 가구 전체 소비지출 증가율(7%)을 크게 웃돈다.

2분위 가구는 식료품·비주류음료에 28만5000원(+6.8%)을 썼다. 3분위는 34만7000원(+0.9%), 4분위는 44만1000원(-3.8%), 5분위는 54만원(+1.2%) 등이다.

소득이 낮은 가구의 지출 증가율이 두드러진다. 이는 식료품·비주류음료가 대표적인 필수 지출 항목으로, 물가가 올라도 절약하는 데 한계가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1분위 가구는 2∼5분위 가구보다 식료품·비주류음료에 더 적은 돈을 쓰지만 한달 소비지출에서 식료품·비주류음료가 차지하는 비중은 1분위가 21.2%로 가장 높다. 밥상 물가가 오르면 살림에 타격을 많이 받는다는 의미다.

2분기 식료품·비주류음료 소비자물가는 1년 전보다 7.3% 뛰었다. 전체 소비자물가지수 상승률(2.5%)의 거의 3배다. 곡물, 빵·떡류, 육류, 육류가공품, 신선수산동물, 유제품 및 알, 과일류, 채소류 등 주요 식품이 두루 올랐다.

1분위 가구 가운데 2분기에 번 돈보다 쓴 돈이 많은 적자가구 비율(55.3%)은 1년 전보다 8.2%포인트 올랐다. 식료품 물가 상승 등이 지출 증가에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다.

지난해 가계소득 증가 효과를 낳았던 전 국민 재난지원금 영향이 사라진 탓에 모든 소득분위에서 적자가구 비율이 높아졌지만 1분위의 상승 폭이 특히 컸다.

1분위 가구의 흑자액(처분가능소득에서 소비지출을 뺀 값)은 -34만1000원으로 1년 전보다 68.4% 줄었다. 전체 가구의 흑자액은 1년 전보다 13.7% 줄어든 97만9000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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