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생활고·자산가격 급등 '영투'·'빚투' 등 복합작용

▲ 자료=한국은행

[일간투데이 이욱신 기자] 지난 2분기 가계 부채가 1800조원을 넘어서며 통계 작성 이래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백신접종 확대에 따른 소비심리 개선으로 카드사를 중심으로 한 판매신용이 증가하는 긍정신호도 있지만 상당수는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생활고와 자산가격 급등에 따른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음)'·'빚투(대출로 투자)' 등이 겹친 결과로 가계부채 관리의 적신호가 켜지고 있다.

24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분기 가계신용(잠정)' 통계에 따르면 6월 말 기준 가계신용 잔액은 1805조9000억원으로 통계 작성이 시작된 2003년 이래 가장 많았다. 2003년 이전 가계신용 규모는 지금보다 훨씬 작았기 때문에 사실상 최대 기록이다.

가계신용은 가계가 은행·보험사·대부업체·공적 금융기관 등에서 받은 대출에 결제 전 카드 사용금액(판매신용)까지 더한 '포괄적 가계 빚(부채)'을 말한다. 경제 규모 확대, 부동산 가격 상승 등과 함께 가계신용 규모는 분기마다 기록을 경신하며 계속 늘어나는 추세지만 지난해 코로나19 확산 이후 증가 속도가 빨라졌다.

2분기 말 가계신용도 1분기 말(1764조6000억원)보다 41조2000억원(2.3%) 늘었다. 증가액이 직전 분기(1분기 36조7000억원)보다 4조5000억원 많고 2분기 기준으로는 역대 기록이다. 지난해 2분기 말(1637조3000억원)과 비교하면 가계신용은 1년 새 168조6000억원(10.3%)이 불었다. 전년 동기 대비 증가 폭이 2003년 통계 편제 이래 최대 규모다.

가계신용 중 판매신용(카드대금)을 빼고 가계대출만 보면 2분기 말 현재 잔액은 1705조3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역시 사상 최대 기록으로 1분기 말(1666조7000억원)보다 38조6000억원 늘었다.

가계대출 가운데 주택담보대출(잔액 948억3000억원)은 2분기 17조3000억원 불었지만 증가 폭이 1분기(20조4000억원)보다 줄었다. 하지만 신용대출을 포함한 기타대출(잔액 757조원)은 3개월 새 21조3000억원이나 늘어 증가액이 1분기(14조3000억원)를 웃돌았다.

한은은 2분기에 주택 매매·전세 거래 관련 자금 대출 수요가 이어지고 코로나 관련 생활자금과 4월 일부 대기업 공모주 청약 관련 자금 수요까지 겹쳐 가계신용이 더 늘어난 것으로 분석했다.

창구별 가계대출 증가액(1분기 대비)은 예금은행에서 12조4000억원, 상호저축은행이나 신용협동조합 등 비은행예금취급기관에서 9조1000억원, 보험회사 등 기타금융기관에서 17조1000억원으로 집계됐다. 1분기와 비교해 예금은행에서는 증가 속도가 떨어졌지만 비은행예금취급기관과 기타금융기관에서는 대출 증가폭이 오히려 커졌다.

한은은 예금은행의 주택담보대출 증가 폭이 줄어든 데는 정책 모기지론이 주택금융공사 등으로 양도된 특수한 요인이 영향을 미쳤다는 판단이다. 비은행예금취급기관의 경우 공모주 청약에 따른 기타대출 수요가 크게 늘었고 기타금융기관에서는 실수요자 중심의 정책 모지기론 취급이 늘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2분기 판매신용 잔액은 100조6000억원으로, 신용카드사를 비롯한 여신전문회사를 중심으로 직전 분기보다 2조7000억원(2.7%) 증가했다. 백신접종 확대에 따라 소비심리가 다소 개선되면서 카드 사용액이 늘어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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