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 변화 등 환경 이슈 대응, 미·중 무역갈등 등도 문제로 꼽아
상반기 거시 지표 회복에도 기업 체감 평가는 낮은 편

▲ 부담요인별 기업경영 영향. 자료=대한상공회의소

[일간투데이 이욱신 기자] 상당수 국내 기업들이 원자재 가격 상승,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 금리 인상 등을 기업 경영의 큰 부담으로 인식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30일 대한상공회의소가 최근 국내 대기업 104개, 중소기업 206개 등 310개사를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경제에 가장 큰 부담요인으로 '원자재가격 상승'(81.6%, 복수응답)과 '코로나 재확산(80.6%)', '금리인상(67.7%)'이 꼽혔다. 그 뒤로 '기후변화 등 환경이슈 대응'(47.4%)과 '미·중 무역갈등'(46.8%) 등이 이었다.

최근 글로벌 경기 회복에 따른 원자재 가격 상승은 우리 기업들이 가장 부담스러워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만성적인 경영난을 겪고 있는 중소기업 뿐만 아니라 원자재 가격을 제품 가격에 전가할 수 없는 기업들은 최근 매출 증가에도 불구하고 순이익은 감소해 어려움을 토로한 곳이 많은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26일 한국은행의 금리 인상 이전에 실시한 이번 설문조사에서 응답 기업의 66.5%는 '코로나 재확산이 심상찮은 만큼 금리인상은 내년 이후가 바람직하다'고 답변했다. 경제계에서는 기업들의 부담을 고려해 추가적인 금리 인상의 자제를 희망하지만 한은은 우리 경제의 회복세에 대한 믿음, 유동성 과잉 공급에 따른 금융불안정성 심화, 자산가격 급상승 등의 이유로 추가 금리 인상을 시사하고 있다.

상반기 거시 경제 지표 회복에도 불구하고 기업들의 체험 지수는 낮다는 평가다. '코로나 위기를 극복했다'는 답은 18.7%에 그쳤고 77.5%는 '극복하지 못했다'고 답했다. 다만 이 가운데 '현재 영업상황이 좋지 않지만 점차 호전될 것'이라는 답이 57.8%를 차지해 코로나 극복 기대는 높은 편이었다.

대선 시즌을 맞아 정치권에 바라는 점으로는 75.8%가 '코로나 위기와 경제현안 해결에 집중해 줄 것'을 주문했다. '저성장 함정 극복 및 지속발전의 비전과 해법 제시'(69.4%)와 '경제와 기업에 부담을 주는 공약의 자제'(62.3%) 등의 응답도 많았다.

대선후보들이 가져야 할 양극화 문제 해결 방향에 대해서는 '대기업과 고소득층이 자발적으로 중소기업과 저소득계층을 도울 수 있는 정책과 해법을 제시해야 한다'(47.1%)는 '윈-윈 해법'을 주문한 기업이 많았다.

대한상의 관계자는 "경영환경에 대한 기업인식은 경제 심리에 반영돼 향후 경기흐름에 영향을 준다"며 "코로나 재확산 상황에서도 경제 회복 흐름이 계속되도록 정부와 정치권의 관심과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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