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등 주력품목, 바이오헬스 등 신산업 골고루 호조
하반기 호조세 계속 전망…델타 변이·물류난 등은 불안요인

▲ 자료=연합뉴스(산업통상자원부, 관세청).

[일간투데이 이욱신 기자] 반도체·석유화학 등 주력품목에 더해 바이오헬스 등 신산업 품목도 호조를 보이면서 지난달 우리나라 수출이 역대 8월 중 최대치를 기록했다. 세계 경기 회복세가 뚜렷해지면서 하반기에도 수출 호조세가 이어질 전망이지만 코로나19 델타 변이 바이러스 확산, 수출입 물류난 등은 잠재적 불안 요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1일 산업통상자원부는 8월 수출이 지난해 같은 달보다 34.9% 늘어난 532억3000만달러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역대 8월 중 최고치였던 2018년(511억8000만달러)보다 20억달러 이상 많은 수준이다.

이로써 월별 수출은 지난해 11월부터 10개월 연속 증가했고 최근 6개월 연속 500억달러를 돌파했다. 또한 6개월 연속으로 해당 월의 역대 1위 수출액 기록을 갈아치웠다.

8월 수출 증가율은 7월(29.6%)보다는 높지만 4월 41.2%, 5월 45.6%, 6월 39.8%보다는 둔화했다. 코로나19로 전년 수출 증가율이 급감했던 기저 효과가 줄어든 탓이다. 다만 누계로 보면 하반기(7∼8월) 증가율은 32.1%로 상반기의 26.1%를 웃돌았다.

반도체, 석유화학, 일반기계 등 주력산업이 꾸준히 선전한 가운데 바이오헬스, 이차전지, 농수산식품, 화장품 등의 신산업이 동력을 더하며 수출 호조세가 이어졌다는 평가다.

반도체는 전년 동기 대비 43.0% 많은 117억달러 어치가 수출돼 4개월 연속 100억 달러를 넘겼다. 반도체 슈퍼사이클로 알려진 2018년 8월의 실적을 앞지르며 역대 8월 중 1위를 차지했다. 석유화학(50억달러)은 유가 상승과 건설·자동차 등 전방산업의 수요 급증으로 무려 81.5% 증가해 역대 1위 월 수출액을 기록, 반도체에 이은 수출 2위 품목으로 부상했다.

일반기계(41억달러) 역시 주요국 경기와 제조업 경기 회복에 힘입어 23.5% 늘며 8월 역대 수출액 2위를 달성했다. 자동차(30억달러)는 차랑용 반도체 수급 문제에도 친환경차, 스포츠유틸리티차(SUV) 등 고가 차종의 수출 호조에 힘입어 역대 8월 중 수출액 3위를 기록했다.

무선통신기기는 폴더블폰, 플립폰 등 신제품 출시 효과로 수출이 62.2% 급증했다.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광학기기, 가전 등 관련 품목들의 수출도 동반 상승했다. 바이오헬스, 이차전지, 농수산식품, 화장품 등 유망 신산업들도 모두 역대 8월 수출액 중 1위 실적을 경신했다. 이들 품목은 1∼8월 누계 수출액도 사상 최대다.

하반기에도 세계 경제 및 교역 회복세가 뚜렷해 수출 호조세가 이어질 전망이다. 세계무역기구(WTO)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전 세계 누적 교역액은 전년 같은 기간보다 29.1% 증가하며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올해 연간 세계 교역 성장률은 8.0% 증가로 예상됐다.

주력 품목인 반도체·스마트폰 등의 경쟁력이 높고 모든 품목의 균형 성장으로 수출 포트폴리오가 다양화되면서 국내외 주요 기관들의 수출 전망도 긍정적이다. 산업연구원, 무역협회, 현대경제연구원, 한국은행 등은 올해 연간 수출액을 6000억달러 이상, 무역액은 1조달러 이상으로 전망했다.

실제 올해 들어 8월까지 누계 수출액은 4119억달러로 역대 최단기간 내 4000억달러를 넘겼다. 지금까지 연간 최고 수출 실적인 2018년 기록(6049억달러)을 경신할 가능성도 있다.

다만 최근 델타 변이 바이러스로 인한 코로나19 4차 대유행, 수출 호조에 따른 물류비용 상승과 원자재 가격 상승 등은 향후 수출에 불안요인으로 꼽힌다.

산업부 관계자는 "글로벌 교역 회복세가 남은 하반기에도 지속될 것으로 기대한다"면서도 "변이 바이러스의 확산과 원자재 가격 변동성 등이 대외 리스크로 작용할 우려가 있어 충분히 대비하고 수출기업들의 어려움을 해소하도록 노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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