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면서비스·펜트업 소비 증가로 민간소비 회복돼 성장 견인
3분기, 코로나19 4차 대유행에도 소비·수출 개선세 낙관 전망

▲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 채소·신선식품 판매대 모습. 사진=연합뉴스

[일간투데이 이욱신 기자] 지난 2분기 우리 경제가 강한 민간소비 회복세에 힘입어 당초 예상보다 높은 0.8% 성장하며 올해 '연간 4.0% 성장률' 달성의 기대를 높였다. 최근 델타 변이 바이러스 확산에 따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4차 대유행으로 불안요인이 있지만 그 동안의 학습효과와 글로벌 경기 회복에 따른 수출 개선 등으로 3분기에도 양호한 성장세를 보일 것이라는 전망이다.

2일 한국은행은 올해 2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잠정치·전분기 대비)이 0.8%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지난 7월 27일 공개된 속보치(0.7%)보다 0.1%포인트(p) 상향조정됐다.

분기별 성장률은 코로나19가 발생한 지난해 1분기(-1.3%)와 2분기(-3.2%)에 마이너스(-)를 기록한 뒤 3분기(2.2%), 4분기(1.1%), 올해 1분기(1.7%), 2분기(0.8%)까지 4개 분기 연속 오름세다.

2분기 성장률 상승의 견인차는 민간소비 회복이다. 민간소비는 준내구재(의류 등)와 서비스(오락문화, 음식숙박 등) 소비가 늘면서 3.6% 증가했다. 이는 속보치(3.5%)보다도 0.1%포인트 더 높은 것으로, 2009년 2분기(3.6%) 이후 12년 만에 최고 기록이다. 올해 1분기(1.2%)와 비교해도 회복세가 더 뚜렷해졌다.

한은은 민간소비 증가 배경으로 2분기 사회적 거리두기가 완화되면서 음식점, 문화·오락 등 대면 서비스 부문 소비가 증가세로 반전하고 그동안 억눌렸던 펜트업 소비(지연소비·보복소비)도 어느 정도 작용한 것으로 분석했다.

2분기 정부소비도 건강보험급여비 지출을 중심으로 3.9% 늘었고 설비투자 역시 운송장비 위주로 1.1% 성장했다. 정부소비 증가율은 속보치와 같았지만 설비투자의 경우 속보치(0.6%)에서 0.5%포인트나 뛰었다.

반면 수출은 자동차, LCD(액정표시장치) 등을 중심으로 2.0% 감소했다. 수출은 전년 3분기(16.3%), 4분기(5.3%)와 올해 1분기(2.0%)를 거치면서 기저효과 등이 사라져 갈수록 증가율이 낮아져 2분기에 감소세로 돌아섰다. 반면 수입은 1차금속, 화학 제품 등이 늘면서 증가율(2.8%)이 1분기(2.9%)와 비슷했다. 2분기 수출과 수입 증가율은 모두 속보치와 같다.

2분기 성장률에 대한 민간소비의 기여도는 1.6%p인 반면 순수출(수출-수입)은 -1.7%p로 분석됐다. 민간소비가 2분기 성장률을 1.6%p 끌어올렸지만 순수출은 1.7%p 깎아내렸다는 뜻이다. 정부 지출은 성장률을 0.7%p 높였다.

업종별 성장률은 ▲서비스업 2.1%(속보치 1.9%) ▲건설업 -1.3%(-1.4%) ▲제조업 -1.3%(-1.2%) ▲농림어업 -12.7%(-13.6%) ▲전기가스수도업 -4.1%(-3.5%) 등이었다. 서비스업 가운데 특히 운수업은 항공운송을 중심으로 9.7%(속보치 9.3%)나 늘었다.

실질 국민총소득(GNI)도 0.1% 늘었다. 실질 국외순수취요소소득은 6조3000억원에서 8조8000억원으로 늘었지만 교역조건 악화로 실질무역손실이 5조1000억원에서 10조9000억원으로 커지면서 실질 GDP 성장률(0.8%)을 밑돌았다.

한은은 코로나19 4차 유행의 영향을 받은 3분기 성장률에 대해서도 낙관했다.

한은 관계자는 "7월 산업활동동향이나 카드사용액, 7∼8월 통관수출, 소비자·생산자 체감경기 지표 등을 보면 3분기 코로나 재확산과 거리두기의 부정적 영향은 음식점, 문화·오락 서비스업 부문에 집중되고 있다"며 "하지만 부정적 영향의 폭은 과거 확산기보다 상당히 적은 수준"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허가면적, 수주액, 자본재수입 등 관련 통계를 보면 하반기 건설투자가 개선되고 IT 중심의 설비투자도 증가세를 이어갈 것"이라며 "7∼8월 높은 증가율과 주력상품의 양호한 실적으로 미뤄 3분기 수출도 좋은 흐름이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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