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훈 의원직 사퇴 해프닝, 캠프에서 만류
[일간투데이 신형수 기자]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가 의원직 사퇴를 선언한데 이어 이낙연 캠프 선거대책위원장인 설훈 의원도 9일 사퇴를 하려고 했지만 주변의 만류로 일단 뜻을 접했다.
동교동계인 설 의원은 이날 오전 서울 동작동 현충원을 찾아 고(故) 김대중(DJ) 전 대통령의 묘소를 참배하기도 했다.
특히 이낙연 대선 경선 후보가 설 의원에게 반대의 뜻을 전하며 여러 번 재고를 요청했고, 당 지도부 역시 만류한 것으로 전해졌다.
캠프 핵심 관계자는 "설 의원의 의지가 굉장히 강했지만, 자칫 이낙연 대선 경선 후보가 도움 보다는 오히려 '마이너스'가 될 수 있다는 우려에 마음을 바꾼 것 같다"며 "사퇴 문제는 종결됐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앞서 설 의원은 언론 인터뷰에서 "만일 이재명 후보가 본선 후보가 된다면 장담이 안 된다"고 발언, '경선 불복' 논란에 휘말린 바 있다.
당에서는 이번 의원직 사퇴 파동으로 대선 후보가 선출된 이후 당이 원팀으로 본선에 대응하는데 차질이 있을 수 있다는 점도 우려하고 있다.한편, 송영길 대표는 이날 이낙연 대선 경선 후보와 통화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송 대표는 해당 통화에서 의원직 사퇴 결정을 숙고해줄 것을 요청했다.
또한 송 대표는 곧 이 대선 경선 후보를 만날 계획이다. 윤호중 원내대표는 전날 이 대선 경선 후보와 통화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 핵심 관계자는 "의원직 사퇴 의사를 밝힌 이낙연 대선 경선 후보의 개인적인 정치적 결연함은 이해하지만, 실제 처리는 신중하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부친의 농지법 위반 의혹으로 의원직 사퇴서를 낸 국민의힘 윤희숙 의원 안건과 이낙연 대선 경선 후보 사직 안건을 같이 처리하는 문제와 관련, "두 사안은 다르다"면서 "윤 의원은 부동산 투기 의혹에 따른 것이고 이낙연 대선 경선 후보 건은 대선 경선 과정에서 나온 것"이라고 말했다.
이낙연 대선 경선 후보의 사퇴서가 처리될 경우 민주당 의석수는 현 170석에서 169석으로 줄어든다.
국회법상 회기 중 의원직 사직 안건은 본회의에서 무기명 표결(재적 과반 출석에 과반 찬성해야 의결)로 처리된다. 그러나 국회의장이 본회의에 안건으로 부의하기 위해서는 교섭단체인 민주당과 국민의힘간 협의가 필요하다.
여기에다 민주당 의석이 과반이 넘기 때문에 민주당이 협조하지 않으면 사직서 처리가 불가능하다. 민주당 지도부가 이낙연 대선 경선 후보의 사직 안건을 사실상 처리하지 않겠다고 방침을 정한 것은 이낙연 대선 경선 후보의 사직 선언을 선거 과정에서 나온 정치적 행동으로 판단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사퇴 선언 자체로 효과를 본 상황에서 실제 사퇴 안건 처리에 나설 경우 연쇄 행동을 유발하면서 당내 파장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도 담겼다.
신형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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