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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위, 안드로이드 OS 탑재 강요 구글에 2074억 과징금'파편화 금지' 계약 강제, 변형 OS 활용 기기 출시 방해
구글, "개발자·제조사·소비자 이익 제대로 고려 안 돼"…제소 계획
  • 이욱신 기자
  • 승인 2021.09.14 14:54
  •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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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료=공정거래위원회.

[일간투데이 이욱신 기자] 구글이 삼성전자 등 스마트폰 제조사에 자사 운영체제(OS)인 안드로이드 탑재를 강요한 혐의로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2000억원 넘는 과징금을 부과받았다. 2016년 7월 첫 현장조사를 시작으로 5년만에, 공정위 전원회의를 이례적으로 세차례 연 끝에 제재를 확정했지만 구글은 "앱 개발자, 기기 제조사 및 소비자들이 입은 혜택을 제대로 고려하지 않았다"며 과징금 부과결정에 불복, 법원에 제소할 뜻을 밝혀 향후 치열한 법적 공방이 예상된다.

14일 공정위는 구글LLC, 구글 아시아퍼시픽, 구글 코리아 등 3사의 시장지배적 지위 남용행위와 불공정거래행위에 대해 시정명령과 함께 과징금 2074억원(잠정)을 부과한다고 발표했다.

공정위에 따르면 구글은 안드로이드 OS로 모바일 시장에서 점유율 72%로 지배력을 확보한 이후인 2011년부터 현재까지 제조사에 안드로이드를 변형한 '포크 OS'를 탑재한 기기를 만들지 못하도록 막았다.

제조사에 필수적인 플레이스토어 라이선스 계약, 최신 버전 안드로이드 소스코드를 제공하는 안드로이드 사전접근권 라이센스 계약을 체결하면서 '파편화 금지 계약'(AFA·Anti-Fragmentation Agreement)도 반드시 체결하도록 요구한 것이다.

AFA는 제조사가 출시하는 모든 기기에 경쟁사인 포크 OS를 쓰지 못 하게 하고 직접 포크 OS를 개발할 수도 없도록 했다. 또 포크 기기에서 구동되는 앱을 개발하려는 목적으로 앱 개발 도구(SDK)를 파트너사나 제3자에게 배포할 수 없다. 오직 제조사만이 SDK를 활용해 포크 기기에서 구동되는 앱을 개발할 수 있게 했다.

플레이스토어와 안드로이드 사전접근권 라이센스를 볼모 삼아 포크 OS 개발이나 포크 OS를 탑재한 기기 제조를 원천 차단하고 만약 포크 OS를 심은 기기를 만들더라도 해당 기기에서 쓸 수 있는 앱이 자유롭게 개발되지 못하도록 한 것이다.

구글은 AFA를 스마트폰뿐만 아니라 스마트시계, 스마트TV 등 모든 스마트기기에서도 적용해 포크 OS를 탑재한 기기를 출시하기 어렵게 했다.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을 출시하는 제조사가 포크 OS를 탑재한 스마트TV를 1대라도 출시하게 되면 AFA 위반으로 플레이스토어 및 안드로이드 사전접근권을 박탈하는 식이다.

구글은 제조사들의 기기 출시 전 호환성 테스트(CTS) 결과를 구글에 보고하고 승인받게 하는 방식으로 AFA 위반 여부를 철저히 검증했다. 일종의 '사설 규제 당국' 권한을 행사한 구글 때문에 아마존, 알리바바 등 경쟁 OS 사업자는 포크 OS를 개발하더라도 이를 써줄 제조사를 찾기 어려워 시장에 진입이 불가능했다.

구글은 자사 OS가 아직 출시되지 않은 분야에 대해서도 포크 OS를 인정하지 않았다. 삼성전자는 사물인터넷(IoT), 로봇 등의 영역에서 포크 OS를 허용해달라고 요청했으나 구글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구글은 안드로이드 OS의 점유율을 무기로 전 세계 주요 기기 제조사와의 AFA 체결 비율을 2019년 87.1%까지 올렸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윈도우 모바일 등 안드로이드 계열이 아닌 OS는 줄줄이 이용자 확보에 실패해 시장에서 퇴출당했고 포크 OS의 시장 진입은 사실상 봉쇄되는 수준에 이르렀다. 이에 구글은 모바일 분야 점유율을 97.7%까지 끌어올리며 독점 사업자의 지위를 공고히 하게 됐다.

공정위는 구글이 스마트 기기 분야에서 제품 출시 전 개발 단계부터 경쟁사업자의 사업 활동을 방해하고 경쟁 플랫폼 출현도 차단했다고 지적했다. 공정위 관계자는 "통상 시장지배적 지위 남용행위는 이미 출시된 경쟁 상품의 원재료 구입을 방해하거나 유통 채널을 제한하는 방식이 대부분인데 구글의 행위는 개발 단계에서부터 경쟁 상품의 개발 자체를 철저히 통제하는 전례를 찾기 어려운 경쟁제한 행위"라고 성토했다.

공정위는 구글에 과징금과 함께 플레이스토어 라이센스와 안드로이드 OS 사전접근권을 연계해 AFA 체결을 강제하는 행위를 금지하는 시정명령을 내렸다. 또 시정명령을 받은 사실을 기기 제조사에 통지해 기존 AFA를 시정명령 취지에 맞게 수정하고 그 내용을 공정위에 보고하도록 명령했다.

구글은 이날 입장문을 통해 "공정위의 이번 결정은 안드로이드 호환성 프로그램의 중요한 부분들을 무력화함으로써 앱 개발자들이 안드로이드를 위한 앱을 개발할 유인을 떨어뜨리고 소비자들의 선택권을 저해하며 애플 iOS 및 다른 경쟁 사업자들과의 플랫폼 간 경쟁을 저해할 것"이라며 제재 결정에 불복, 법원 제소 계획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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