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건설협회 97개사 설문, 자금사정 “비슷하거나 더 악화”

중ㆍ대형 건설사에서 일감을 받는 하도급 전문건설업체의 폐업이 점차 감소 추세를 보이고 있지만, 아직 이들 업체의 경영 상태는 크게 나아지지 않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18일 대한전문건설협회(KOSCA)가 발표한 ‘전문건설업 실태조사’에 따르면 전문건설업체 폐업 건수는 올 9월 156건을 기록했다.

폐업건수는 지난 2009년 9월 200건, 지난해 9월 166건에 이어 3년째 감소하고 있다. 역대 폐업 건수가 주로 4분기에 집중됐던 점을 감안하면 올해는 전문건설업체의 폐업이 예년보다 감소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실제 2009년 폐업한 업체 2212개 가운데 626개가 4분기에 문을 닫아 분기별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어 작년에도 총 2600건의 폐업 건수 중 1044건이 4분기에 몰려 40%를 웃돌았다.

등록말소 건수도 2009년 118건에서 2010년 116건, 2011년 109건으로 소폭 감소했고, 부도 건수는 작년 17건에서 올해 9건으로 줄었다.

그러나 아직까지 전문건설업체들은 경영 및 자금사정 악화를 호소하고 있어, 이번 자료가 이들 업체의 경영 회복세로 보기에는 이르다고 협회는 지적했다.

협의의 9월 실태조사 설문에 참여한 97개 회원사 92%는 자금사정이 전월과 비슷하거나 더 악화됐다고 답변했다. 이중 전월과 비슷하다는 답변은 65%에서 54%로 감소했고 악화됐다는 답변은 29%에서 38%로 늘었다.

자금사정 악화 요인으로는 공사수주가 원활하지 못하기 때문이라는 답변이 70%로 가장 많았다. 이에 향후 건설경기 활성화를 위해서는 공공건설 발주물량 확대가 필요하다는 답변이 47%를 차지했다.

이들 업체는 최저가낙찰제가 적용되는 공공공사를 원도급의 76% 선에 낙찰 받는 것으로 조사됐다. 저가수주의 손해를 보전하는 방법으로는 설계변경(29%), 공기단축(28%), 자재비 절감(11%) 등이 꼽혔다.

 협회 관계자는 "저가수주는 결국 품질 불량으로 이어진다"면서 "저가하도급 방지책을 마련하는 한편 원도급자의 불법·불공정행위 근절을 위한 하도급대금 직불제 확대와 현금지급비율 상향 조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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