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부지매각, 민자 추진"…국토부·서울시 '경제성 없어'

4.11 국회의원 선거가 임박해지면서 각 후보들은 저마다 민심을 얻기 위해 교통SOC 관련 공약을 쏟아내고 있다. 이 가운데는 오랫동안 지역민들의 숙원사업이라 꼭 필요한 정책도 있지만, 정치 철새들의 '포퓰리즘'적인 선심성 공약도 적잖다. 이에 본지는 3회에 걸쳐 정치권의 주요 이슈로 떠오른 SOC관련 공약을 톺아보고 실현가능성을 점검한다. <편집자 주>

▲ 청량리행 서울 지하철 1호선
수도권에서는 '지하철 1호선 지하화 공약'이 단연 화두다. 지하철 1호선은 철도 주변 지역의 노후화, 소음·먼지 등으로 인한 공해, 지역간 단절 및 격차 발생 등의 피해를 겪으면서 오랫동안 지역민들의 '지하화' 요구가 계속됐었다.

실제로 지난 17대 총선에서도 지하철 1호선 지하화는 민주당 후보들의 단골 공약이었으나, 예산 문제로 지지부진했었다. 그러다 이번 19대 총선에서는 서울 및 경기 부천 민주통합당 후보들이 공동 공약으로 내세우면서 수도권 민심 잡기에 포문을 열었다.

◇노후화, 소음·공해 고통…여야 모두 '필요'

민주통합당 이인영(구로갑) 후보 등 13명은 지난달 26일 서울시의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지하철 1호선 지상구간의 지하화'를 공동공약으로 내세웠다.

도봉갑의 인재근 후보부터 신경민(영등포을), 전병헌(동작갑), 조순용(용산), 박영선(구로을), 이목희(금천), 김용민(노원갑), 김경협(부천 원미갑), 김상희(부천 소사) 후보 등 이른바‘1호선 라인’에 출마한 민주당 의원들이 모두 손을 잡은 것.

이들 후보에 따르면, 지하철 1호선이 오랜 세월동안 개발 지체에 따른 철도 주변 지역의 노후화, 소음·먼지 등으로 인한 공해, 지역간 단절 및 격차 발생 등의 피해를 겪어 지하화의 필요성이 거세다.

이들이 지하화 주장하는 지상구간은 1호선 온수역~서울역 구간 17.3km, 청량리역~창동역 구간 9km, 구로역~금천구청역 5.6km 등 총 31.9km 구간이다. 지하화에 드는 비용은 13조5059억원으로 추산됐다.

만약 지하철 1호선 지상구간을 지하화 하면 지상의 유휴 부지를 서민주거공간, 녹지공간, 교육과 복지를 위한 공간으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다.

이에 새누리당 서울시당도 공약 선언에 가세하면서 지하철 1호선 지하화 가능성에 무게를 싣고 있다.

더구나 새누리당 인천시당은 한발 더 나아가 현재 건설 중인 수인선과 서울지하철 4호선 연결, 인천역에서 인천국제공항까지 제2인천공항철도 건설 추진계획까지 밝히며 교통인프라 구축에 따른 표심 잡기에 나선 상태다.

◇총 사업비 13조원대 '경제성 없어' 논란…민자사업 '요원'

문제는 지하철 1호선 지화하를 추진하는 데 드는 투입비용이 너무 커 국철인 1호선의 소유와 관리주체인 국토해양부와 서울시가 사업추진에 고개를 젓고 있다는 점이다.

민주통합당이 추산한 사업비는 13조원을 넘는데, 사실상 지하화를 하려면 재정마련에 국고와 지자체 예산이 투입될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국토부와 서울시는 경제성에 의문을 제시하고 있는 상황.

국토부 구본환 철도정책관은 "앞서 부산에서도 부산진역 지화화 문제가 논의됐지만 경제성이 없어 접었다"며 "지상 도시철도의 문제는 여러 방면에서 보완책을 구상하고 있고 특히 소음 문제는 철로 위에 데크를 올리는 등 대안을 고려 중"이라고 전했다.

박원순 서울시장도 민주당 후보들을 만나 일단은 원론적인 입장에서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실질적으로 서울시 내부에서는 부정적인 의견이 큰 것으로 보인다.

서울시의 경우 장기적인 도시계획 관점에서 검토해봐야 한다는 의견도 있지만, 사업성에 의문을 품은 이들이 더 많은 것으로 보여진다. 서울시 한 관계자는 "민자사업으로 추진한다고 하더라도 요즘처럼 건설경기가 안 좋은 때 13조원에 이르는 재원을 마련하기란 쉽지 않다"고 전했다.

하지만 지하철 1호선 지하화를 공약으로 내세운 민주통합당 후보들은 "민간투자방식으로 지하화를 추진하면 국고 및 지방비가 크게 소요되지 않을 전망"이라고 밝혔다.

1호선 지상구간을 지하화해 지상용지는 서민주거공간, 녹지공간, 교육과 복지 공간을 만드는 데 활용해, 복지와 환경이 살아 숨쉬는 도시를 만드는데 일조할 것이란 기대다.

같은 지역구의 새누리당 이범래 의원도 "지상 부지를 민간에 매각하면 재원을 충분히 마련할 수 있다"며 1호선 지하화를 촉구해 과연 공약이 재원 문제를 뚫고 현실화될 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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