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일부터 열린 성남시의회 제164회 임시회가 여러 날을 거치면서 동료의원들 간에 상호 불편한 심기가 지속되더니, 심지어 한 의원이 동료의원에게 의원직을 걸고 맞짱(?) 발언을 하는 사태까지 연출됐다.

임시회 마직막 날인 지난 11일 제2차 본회의에서 최윤길 의원(한, 야탑)은 청소년재단 인사에 부정하게 개입한 것처럼 매도한 김유석 의원(민주 부의장)을 향해 "청소년육성재단 인사비리 문제가 현재 수사 중이며, 곧 종결될 걸로 알고 있다. 수사 결과에 따라 본인이 비리에 연루된 것으로 밝혀지면 의원직을 사퇴하겠다. 그러나, 본인의 결백이 밝혀질 경우 김유석 의원은 의원직을 사퇴해야 한다"며 신상발언을 통해 서로 의원직을 걸고 진실을 밝히자며 충격적인 발언을 했다.
또한, 최 의원은 "이러한 제안(의원직 사퇴)를 하게 된 동기가 의회와 의원들에게 주어진 집행부의 견제와 감시는 뒷전인 채 근거나 물증도 없이 일회성 튀는 발언으로 동료의원들을 정치적으로 매도하는 한심한 작태가 의회 전체로 만연돼 가고 있기 때문"이라면서 끝까지 억울해하는 모습을 보였다.

최 의원으로서는 결백한 본인이 부정한 인사에 개입했다는 누명이 억울했을 것이고, 이렇게 해서라도 본인의 결백함에 대한 억울함을 표현하고 싶었을 것이다.
이어, 최 의원은 "본 의원이 비리에 연루돼 사퇴할 것인가, 김유석 의원이 명예훼손의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인가 지켜봐 달라"고 말했다. 
아직까지 수사 결과가 나오질 않아 단정 짓기는 어렵겠지만, 조만간 종결되는 수사 결과에 따라 어느 한쪽은 장담한 결과(?)가 나올 것으로 보인다.
이제라도 시의회는 이러한 막다른 골목까지 와버린 작금의 사태를 깊이 반성하고, 유권자들의 한 숨을 자아내는 행위들을 그만하고 대화와 노력으로 해법을 찾아야 할 것이다.
정치적으로 풀어야 하는 시정 현안의 문제나 정치권 내부의 갈등을 마무리하는 일을 사법기관으로 넘기는 것은 본말이 전도된 자기부정의 행태에 불과할 뿐이다. 왜냐하면, 시 경영을 위한 정책 수립의 법적, 시민적 토대를 마련하는 장치가 바로 시의회이며, 사법기관은 법의 집행기관일 뿐 적극적인 정책결정기구가 아니기 때문이다.
법 집행기관이 무슨 솔로몬의 지혜를 가졌다고 시민적 이해가 대립하고 있는 사안에 대해 전지전능한 판단을 할 수 있을까?
자고로 송사에 말려들면 집안이 망한다는 말이 있듯이 정치권도 스스로 대화와 타협으로 최선은 아닐망정 차선의 해법을 도출해냄으로써 정치문제의 과잉 사법화를 막아야 한다.
1960년대 후반 영국 노동당 출신의 해럴드 윌슨 수상이 관저에서 차를 타다가 물가 하락에 항의하는 시민이 던진 달걀 한 개를 맞는 사건이 일어났다. 고발해야 한다는 측근의 말에 그는 "여보게, 고발은 무슨 고발인가. 내가 정치를 잘해 요즈음 달걀 값이 떨어진 모양인데…"라고 답했고, 그후 지지율이 상승했다는 일화가 있다.
성남시 정치권도 이제 자기 입장과 다르다고 무조건 남을 끌어내려야 한다는 소아적인 생각을 버리고, 대화와 타협을 통해 상생하는 것이 본인에게 표를 준 유권자를 위하는 길임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일간투데이>-일간투데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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