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비준을 앞두고 찬·반 공방이 계속되고 있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과 같이 세계화가 되고 있는 시장경제체제 속에서 현재 국내 농가들의 피해를 걱정해 대책을 마련하는 것과 같이 개별 국가들은 선진국의 시장개발 압력에 적적히 대항하고 자국의 시장 및 산업을 보호하기 위해 다방면으로 노력하고 있다.

많은 분야의 세계화 중에서 농업의 세계화는 농업을 고도로 전문화, 산업화하고 농·식품의 생산, 유통, 가공 등 전 부문을 탈 지역화, 세계화하고자 한다. 그 결과로 생산자와 소비자의 관계가 단절된 상태에서 식량의 생산과 유통이 이루어진다. 지역이 아닌 수 천, 수 만 KM떨어진 곳에서 생산된 농산물이 소비자의 식탁에 오르게 되는 것이다. 이렇게 세계화가 진행되고 있는 식량시스템은 여러 가지 문제를 야기하고 있다.그러한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문제의식 속에서 대두된 것이 지역식량체계이고 이러한 시스템을 구축하고자 하는 사회적 흐름이 곧 ‘로컬 푸드’운동이다.

 ‘로컬 푸드’는 한마디로 지역특산물이라는 뜻으로 넓은 의미로 본다면 생산자와 소비자 사이의 이동거리를 가능한 한 줄여 영양 및 신선도를 극대화하고자 하는 목적으로 시작된 운동으로 원거리가 아닌, 농장직영, 가까운 농장, 국내 생산품 식재료로 요리하는 것을 ‘로컬 푸드’라고 한다. 쉽게 말해 장거리 운송을 거치지 않은 지역 농산물을 말한다.

최근 어느 지자체의 보도 자료에 의하면 농민이 재배한 농산물을 유통단계를 거치지 않고 시장에서 직접 판매함으로써 소비자는 신선하고 믿을 만한 농산물을 15%정도 싸게 구입하고 농민도 소득이 15% 늘어났다는 것이다. 그리고 어느 지역에서는 생산자 단체와 인근 대도시의 시민사회단체가 중심이 되어 지역 농산물 직거래 체계를 구축하기 위해 로컬 푸드 운동을 전개하고 있다고 한다. 이를 통해 지역 농업인은 안정적 판로를 확보하여 질적으로 수준 높은 농산물을 지속적으로 생산할 수 있고 인근 대도시 소비자들은 안전하고 신선한 먹을거리를 값싸게 구입할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에서 출발하여, 생산자 단체가 직접 인근 대도시에 가서 농산물을 파는 장터, 대규모 사업장 급식 재료 직거래, 초·중·고 학교 급식 재료 직거래를 실험적으로 전개했다고 한다.

 가까운 일본에서도 소비자와 생산자가 서로 얼굴이 보이는 밀접한 관계가 되도록 한다는 운동을 대대적으로 추진하고 있으며 이 운동의 배경에는 일본정부 농정의 최대 현안 중 하나인 식량자급률 제고를 위한 주요 정책수단으로 활용하겠다는 의도도 보인다. 사실 일본의 로컬 푸드 운동의 원조는 이미 오래 전부터 국산농산물 애용의 개념으로 우리나라에 정착된 신토불이운동이었다. 하지만 신토불이 운동이 우리나라에서는 경제개발과 함께 급변하는 세계화 추세에 밀려 이제는 로컬 푸드 운동에 더 큰 관심을 집중하고 있는 것이다.

일본뿐 아니라 이탈리아와 미국에서도 이러한 운동이 추진되고 있다. 세계 곳곳에서 이뤄지고 있는 로컬 푸드의 장점들을 살펴보면 가장 먼저 먹을거리의 안정성을 말할 수 있다. 지역먹을거리는 사람들로 하여금 음식을 둘러싸고 얼굴을 맞대는 상호작용의 즐거움, 먹거리를 아는 데에서 오는 안정성을 깨닫게 한다. 이런 점은 먹을거리의 공급과정에서 의도적이거나 비의도적으로 들어가게 되는 식품의 위협에 대한 최선의 방어가 될 수 있다. 가까운 곳에 농민들이 있다면 기후변화와 물 부족 시대에 올 수 있는 예기치 않은 사태에 대한 최선의 울타리가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또한 지역에서 재배된 먹을거리는 신선함을 제공하고 제철 먹을거리는 일정한 맛이 주는 장점을 누리게 한다.

다음 로컬 푸드의 장점은 막대한 경제적 기회를 제공한다는 것이다. 농민장터와 지역민 소유상점에서 지역농산물을 구매하면, 지출된 돈이 지역사회에 잔류하여 일자리를 만들고 소득을 올리는 바람직한 순환을 만들어 낸다. 그리고 지역 먹을거리는 운송비가 적게 들고, 중간상인이 없어 국제시장이나 대형 슈퍼체인에서 구입한 것과 같은 양의 먹을거리보다 비용이 적게 든다는 장점이 있다,

이러한 장점을 가진 로컬 푸드 운동을 실천하기 위해 구체적인 방안이 필요하고 그에 적합한 유통방식을 활성화하기 위한 방안이 제시되어야 한다. 농민장터 개설에 필요한 공간 및 관련 정보의 제공, 지역농산물 사용 외식업체에 대한 인센티브 제공, 대형마트 등 외부 유통업체와의 협상을 통한 지역농산물할당 등이 그 세부 내용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또 다른 방안은 지역농산물 사용을 위한 정보제공을 활성화 하는 방안이다. 관련 웹사이트개설, 지역농산물의 생산동향 및 가격 그리고 유통에 관한 정보를 개제해 배포하는 방법 등이 그것이다. 그리고 지역특산물을 활용한 식품 가공 산업 육성방안이다. 새로운 메뉴를 개발하고 가공하며 유통업체 설립 및 운영에 대한 지원 등이 그 내용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소개할 방안은 지역 내 생산자와 소비자 간의 교류 촉진을 통해 로컬 푸트 운동이 활성화 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가족단위 농촌체험과 연계한 지역농산물 구매 및 지속적 관계형성을 통한 지역농산물 유통을 촉진하는 것이다.

생산자에게 이익이 직접 돌아가는 구조를 통해 지속가능한 농업이 이루어지고 그로 인해 지속되는 농업을 통해 그 농업이 환경에 부응하는 결과, 이러한 올바른 순환이 그린 혁명의 요소를 이루게 되는 것이다. 로컬 푸드를 이용하게 되면 생산자와 소비자사이의 낭비되는 수많은 에너지를 줄일 수 있으며 지역사회에 기반하고 있는 우리나라의 특성상 더불어 살아간다는 긍정적 의미의 공동체 의식도 함께 커질 것이다.

농촌진흥청 국립농업과학원 신작물개발과 배신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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