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화장에서 부화에 실패한 폐기용 부화중지란을 시중에 대량으로 유통시킨 부화장 업주와 계란 유통업자들이 무더기로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대는 22일 폐기용 부화중지란을 폐기하지 않고 서울과 수도권 일대 제빵공장과 음식점 등 시중에 유통시킨 부화장 업주 정모(52)씨와 유통업자 김모(55)씨 등 21명을 축산물위생관리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정씨는 지난 2월부터 최근까지 경기 평택에서 부화장을 운영하며 병아리 부화에 실패한 부화중지란을 폐기하지 않고 계란 유통업자들에게 판매해 모두 4700만원 상당의 부당이득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김씨 등 유통업자들은 지난 2월부터 최근까지 경기 평택 인근 부화장 7곳에서 부화중지란 1판당(30알) 500~600원(정상가격 3000원)에 구입한 뒤 액란(껍질과 난액을 분리한 상태의 계란)형태로 만들어 경기 이천의 제빵공장에 납품해 모두 3억원 상당의 부당이득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조사결과 계란 유통업자들은 폐기용 부화중지란임을 알고도 이를 구입한 뒤 제과점과 음식점 등에 납품할 때 유통기한이 얼마남지 않은 계란이나 오란(惡卵)·파란(破卵)등으로 속여 시중가의 절반 가격에 판매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이 시중에 유통시킨 부화중지란은 농림식품부 산하 축산물품질평가원에서 검사한 결과 부패가 심하고 노른자가 파괴되는 등 축산물 등급판정에서 최저등급인 3등급으로 받아 식용이 불가능하다고 경찰은 전했다.

경찰 관계자는 "제과점이나 음식점은 신선도를 의심하면서도 가격이 저렴하고 밀가루 반죽에 섞거나 조리를 할 경우 식별이 불가능한 점을 악용했다"며 "시군구청 등 관계기관에 통보해 시중에 유통되지 않도록 조치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경찰은 부화중지란이 시중에 더 유통된 것으로 보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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