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수원에서 지난 1일 발생한 20대 여성 살인사건과 관련, 경찰이 사건 발생 직전인 지난주 112신고센터 근무요원들을 대상으로 상황대처 능력을 키우기 위한 직무교육을 실시했지만 결국 피해를 막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특히 경찰은 신고접수를 받은 112신고센터의 시스템 개편을 위해 지난해 무려 14억원을 투입했던 것으로 드러나 헛돈을 썼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7일 경기지방경찰청에 따르면 당시 피해여성의 신고를 접한 112신고센터는 관할 경찰서인 수원중부경찰서 112상황실이 아닌 경기경찰청 통합112신고센터였다.경기경찰청은 지난해 3월 14억원을 들여 경기남부지역 30개 경찰서에서 개별적으로 운영하던 112신고센터를 하나로 모아 통합센터로 개편하고, 4개조 99명의 인력을 배치했다.

이처럼 각 경찰서별로 운영하던 신고센터를 통합한 이유는 각종 신고 상황에 보다 신속하게 대응하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이 시스템 개편은 실패였다는 지적이다.이번 사건의 경우만 보더라도 만약 관할 사정에 밝은 수원중부서에서 전화를 받았다면 피해자에게 굳이 필요 없는 질문만 하며 허둥지둥 시간을 보내는 일은 없었을 것이라는 게 이유다.또 경기경찰청은 그동안 112신고센터에 근무할 적임자를 찾기 위해 노력했으며, 직무훈련도 체계적으로 실시해왔다고 밝혔으나 모두 무용지물이었던 것으로 드러났다.현재 경기경찰청은 112센터 근무자 선발에 앞서 희망자 신청을 받고 매뉴얼에 대한 시험문제를 출제해 직무능력과 인성평가 등을 거치고 있지만 상황대처능력은 개인의 능력에 따라 천차만별이라는 지적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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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경기경찰은 지난주(3월26~29일)에도 전 근무자를 대상으로 전화응대 등 상황대처 능력을 키우기 위한 직무교육을 실시한 것으로 확인됐다.또 이번 사건에서 피해여성의 신고전화를 받은 센터 근무자 역시 경찰 경력은 13년이지만 센터에서 근무한 지는 이제 막 두달이 된 초보 근무자였던 것으로 드러났다.
경기경찰청 관계자는 "112신고센터에서 근무할 적임자를 뽑기 위해 노력하고, 근무자들에 대한 지도감독도 하고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건이 발생한데 대해서는 면목이 없다"며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한편 조현오 경찰청장은 이날 전국 경찰 화상회의를 갖고, 이번 사건을 계기로 112신고센터와 상황실 운영체제를 전면 개편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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