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우병 악몽이 4년만에 다시 살아날까 우려되고 있다. 미국 농무부는 24일 캘리포니아주 목장의 젖소 한 마리에서 광우병(BSE)이 발견됐다고 공식 발표해 주목을 끌고 있다. 미국에서 4번째 광우병 발병이다.

광우병이 발생한 소는 젖소다. 쇠고기 판매를 위해 키운 소가 아니다. 늙은 젖소를 도축해 쇠고기 가공품으로 팔기도 한다. 그러나 한국에는 가공품이 수입되지 않는다. 또 이 소는 태어난 지 30개월 이상이 된 소다. 한국에 수입되는 미국산 쇠고기는 모두 30개월 미만 소에서 나오는 고기다. 그것도 광우병 위험물질은 제거된 상태로다. 때문에 불안해 할 필요가 없다는 관계자의 말이다.

이번 광우병은 초식동물인 소에 동물성 사료를 먹여 발생하는 일반적 광우병이 아니라는 것이다. 사료에서 비롯된 문제가 아니라는 것은 이번 광우병은 한 마리에 국한된 문제일 수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이 유형의 광우병이 사람에게 옮는지는 아직 규명되지 않았다. 유럽연합(EU), 일본, 캐나다, 멕시코, 홍콩 등이 별다른 조치를 하고 있지 않은 것도 이 때문이다. 한국은 지난해 미국산 쇠고기 56만3013톤을 수입했다.

일반적으로 광우병은 현지 역학조사와 세계동물보건기구(OIE)의 판정을 거쳐 우리에게 공식 통보되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린다. 또한 쇠고기 교역은 양국 간의 쇠고기 수입 위생조건에 따라야 하는 만큼 우리가 일방적으로 수입 중단 조치를 내리기는 어렵다. 하지만 광우병 트라우마(정신적 외상)가 깊은 우리 사회의 특수성도 감안해야 한다. 지난 광우병 파동 직후인 2009년에 만든 광우병 발생 시 처리 요령 고시를 갖고 있다. 광우병이 발생하면 일단 해당국 쇠고기의 검역을 중단하고 전문가들의 위험 평가와 의견을 들은 뒤 수입 제한 여부를 결정하도록 하고 있다. 완전 수입중단은 아닐지라도 사실상 통관을 못하도록 막는 것이다. 그러나 농수산식품부는 미국 광우병의 정보를 더 수집한 후 판단하기로 했다는 것이다. 우리 사회의 불안을 더 가중시키는 모양새를 보이고 있다.

국민 건강과 직결된 먹거리는 수입과 유통 과정에 2중·3중의 안전장치를 두는 것이 바람직하다. 미국 측에 상세한 정보를 요구해 수입 위생과 검역 조건을 강화하고 불안 요인이 완전히 제거될 때까지 수입을 중단하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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