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정몽준 의원이 김문수 경기도지사에 이어 두번째 대권 출마 선언을 해 주목을 받게 하고 있다. 지난 27일 중앙일보와 단독 인터뷰를 한데 이어 29일 공식 출마를 선언했다.

정몽준 의원은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에 대해 "계파 정치를 하면 안 된다는 얘기를 많이 했지만 이번 공천을 보면 계파 정치한 것 아닌가한다"며 "박 위원장이 본인의 말을 잘 지키지 못한다"고 말했다. 그는 박 위원장의 리더십에 대해 "군림하는 듯 한 인상을 받는다"고 지적했다. 이어 "민주통합당은 벌써 대선 후보들에게 특위위원장도 맡기고 당선자 대회도 하는데 우리는 위원장 얼굴도 못보고 언론을 통해 간접적으로 밖에 소통 못하잖나 너무 창피하다"고 말했다. 이번에 10년 만에 다시 대선에 나간 소감을 "가끔 그때 생각이 난다. 준비를 좀 더 했으면 어땠을까. 지금은 재수하는 기분이다. 연말 대선의 시대정진은 국민통합이 될 것이다. 국민통합은 지역·세대·계층·남북관계를 모두 아우르는 통합이 돼야 한다. 경제 살리기, 북지, 양극화해서는 시대정신에 앞서 시대적 과제다. 대선에 나서지만 내 지역구인 동작구를 위한 사업도 열심히 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유권자에게 다가설 수 있는 포인트는 "우리 정치가 참 경박하다. 국회 운영에도 포플리즘적 경향이 너무 강하다고 생각한다. 우리 정치가 그렇게 되면 제2, 제3의 IMF사태(외환위기)가 멀지 않을 것 아닌가 걱정된다. 그런 점부터 깨고 싶다. 그리고 세계화 시대다. 국내 정치만 보고 성장한 정치인은 적합하지 않다. 이런 사람이 정치하는 상황은 헤드라이트 없는 자동차로 밤길을 가는 것과 마찬가지다. 바깥세상의 흐름을 아는 사람이 꼭 필요하다"고 자신을 간접적으로 드러냈다.

정 의원은 또 박근혜 위원장에 화살을 돌려 "총선이 끝났으면 비대위는 더 빠른 시일에 해체할 수 있었고 당선자 대회도 빨리 했어야 한다. 공약 실천은 정부와 정당의 시스템으로 해야 되지 않겠나. 공약 실천이 급박한 현안이라면 당에서 공식 모임을 갖고 진지한 논의를 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김문수 경기지사, 이재오 전 특임장관과 함께 단일화를 해야 한다는 견해에 대해서 "대선은 항상 역전 드라마로 되지 않았나. 박 위원장의 지지율이 높으니 될 수도 있지만 안 될 가능성도 높다"고 꼬집어 말했다. 야당 대선 출마 예상자인 안철수 교수에 대해 "지난해 국회에서 강연을 했다. 우리 벤처 업계엔 사기꾼이 많다고 하더라. 그러면서 사기꾼들은 사형시켜야 한다고 했다. 그는 좋은 사람인 아닌가. 컴퓨터 백신도 만들고 정의로운 사람인데 또 굉장히 분노와 증오가 많은 것 같았다"고 안 교수의 성격 비판을 해 눈길을 끌게 했다.

문제인 민주통합당 상임고문에 대해서도 "남자답고 씩씩한 것 같다. 하지만 그를 만나면 물어보고 싶은 것이 있다. 노무현 정부에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추진할 때 투자자국가소송제도(ISD)가 독소조항이라고 좌파 지식인들이 반대했다. 그때 민정수석실이 세계무역협정 중 ISD조항이 2000~3000개 있다면서 독소조항이면 전 세계가 독에 중독됐다는 소리인데 그럴 리가 없다고 발표했다. 그런 분이 이제 와서 다른 목소리를 낸다는 것은 납득이 안 된다"고 비판했다.

그의 대선 출마 선언은 박근혜에 대한 공식 도전으로 향후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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