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미얀마가 새로운 외교관계를 갖게됐다. 미얀마를 국빈 방문한 이명박 대통령은 15일 옛 수도 양곤을 방문해 밝은 미래를 위한 한국의 협력을 약속했기 때문이다. 이대통령은 "미얀마의 개방 노력을 돕겠다. 민주주의와 국민 존엄을 향한 의지를 높게 평가한다"는 메시지를 줬다. 확실히 미얀마에 민주주의의 봄이 왔다. 얼마전 총선거에서 민주주의 수호자 수지 여사가 국회의원에 당선되면서 미얀마는 오랫동안의 군사독재 시대를 끝냈다. 그동안 미얀마는 북한과 수십년간 폐쇄적 체제를 유지하며 독재를 매개로 우방 관계를 맺어왔다.

그러나 미얀마의 민주주의 봄은 북한의 권부에 충격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이대통령은 세인 미얀마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통해 한.미얀마의 외교적 관계를 논의하고 뒤이어 아웅산 수치여사와 만났다. 

참으로 극적인 회동이였다. 수치여사는 이대통령에 대한 예우 차원에서 옛 수도 양곤의 한 호텔로 면담장소를 정하기도 했다. 이대통령은 수치여사와 만난 뒤 아웅산 국립 묘지를 방문했다. 이날 대통령의 경호는 대폭 인력을 늘린 것은 물론이고 암살대응팀 요원들이 맡았다.

1983년10월9일 이후 외국인의 참관이 엄격히 제한된 곳이다. 전두환 대통령이 아웅산 국립묘지를 찾기 직전 지붕에서 폭탄이 터져 서석준 부총리, 이범석 외무장관 등 우리 정부 관계자 17명이 사망하고 15명이 중경상을 입는 대참사가 벌어졌기 때문이다. 김정일의 지시를 받은 북한공작조의 소행이었다. 북한의 암살 대상인 전두환 전 대통령은 숙소 출발이 예정보다 3분 늦어져 화를 면했다. 그야말로 0.1초 차이로 역사가 달라진 것이다.

그로부터 29년여 만에 대한민국의 최고지도자 일행이 원한이 서려 있는 아웅산 국립묘지를 찾았다. 이번 아웅산 국립묘지의 이대통령 방문은 무엇보다 희생된 한국의 엘리트 요원과 그 가족들에게 큰 위안을 주는 의미있는 행사였다.

앞서 14일 이대통령은 한.미얀마 정상회담을 통해 "미얀마로부터 북한에서 재래식 무기를 추가로 도입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이끌어 냈다. 세인 미얀마 대통령은 "유엔 안전보장 이사회가 2009년 북한의 핵실험 직후 채택한 결의 1874호를 준수하겠다" 말해 주목을 끌게했다. 미얀마의 대북한 정책에 크게 달라졌음을 입증시켰다.

이번 정상회담을 통해 미얀마에 수감된 40대 남성 탈북자도 수일내로 석방 돼 한국행이 성사될 것이라고 청와대는 밝혔다. 이 탈북자는 불법 입국 혐의로 2010년3월 5년형을 선고 받은 뒤 복역해 왔고 한국 정부의 석방 노력이 결실을 보지 못하다가 이번에 매듭을 졌다. 특히 세인 대통령은 최근 "이명박 대통령의 저서 신화는 없다가 미얀마어로 번역된 것을 계기로 미얀마 전체 초등학생에게 읽혀 가난을 극복하고 미래를 준비하게 하고 싶다"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이번 이명박 대통령의 미얀마 방문은 어느 나라의 방문보다 큰 의미를 지닌 MB의 외교적 큰 성과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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