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불하세요", 승려나 불자들이 만나 주고 받는 말이다. 사월 초파일은 석가모니의 탄생일이다. 불탄일(佛誕日)또는 욕불일(浴佛日)이라고도 하지만 일반 민간에서는 '초파일‘이라고 한다. 불교가 민중 속에서 전파되면서 불교의식도 차츰 민속화 되기에 이르렀다. 신라 무열왕과 김유신 장군이 불교를 호국의 바탕으로 참여시키는 정책을 유지하면서 불교행사는 이전부터 전해오던 세시행사와 더불어 자연스럽게 병존하게 된 것으로 보인다.

삼국사기(三國史記)에는 불교의 행사가 세시의 행사로 거행되었다는 기록은 없으나 신라 본기에서는 석가모니 탄생일을 ‘팔관회’로 거행했다는 기록이 있다. ‘사월 초파일’은 불교의 축의행사로 전래되었다가 민간의 세시풍속과 자연스럽게 동화되면서 신라의 팔관회, 고려의 연등회 등을 거치면서 완전히 정착되어 오늘에 이른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조계종 중앙종회의장 보선스님은 석가탄신일을 맞아 “삼라만상 모두에 꽃비처럼 부처님이 우리곁에 오신 날”이라며 “우리가 이날을 기다리며 찬탄하는 이슈는 중생의 마음에서 부처의 마음으로 나아가길 바라는 마음에서다”라는 메시지를 줬다.

봉축법요식은 초파일 10시부터 시작됐다. 조게종 자승총무원장 등 불교계지도자와 신도 1만 여명이 참석했다. 올해 봉축식의 주제는 ‘마음의 행복을, 세상에 평화를’이다. 법요식에는 용산 참사 유가족 대표와 쌍용자동차 노조관계자, 나눔의 할머니, 다문화가정 어린이 등 100여명이 헌향과 헌화 등 법요식 행사에 직접 참여했다.

이번 석가탄신일에 특기할만한 일은 27일 낮 12시 서울 명동성당 대성전 교중(敎中) 미사도중 묵상시간에 ‘아베마리아’가 울려 퍼졌다. 천사 가브리엘이 예수탄생을 예고하기 위해 나사렛의 마리아 집에 들어가 ‘은총이 가득하신 마리아여, 기뻐하소서’라고 했던 라틴어 인사말에 이탈리아 작곡가 줄리오 카치니가 곡을 붙인 찬송가다.

노래를 부른 이는 비구닌 정율스님, 자신이 직접 가사를 쓴 찬불가 ‘향심(向心)도 이어졌다. 미사에 참석한 1000여명의 신자들은 노래가 끝나자 우레같은 박수로 화답했다.

최근에 들어와 불교가 현대화 됐다. 불교의 찬불가도 기독교의 찬불가처럼 대중화됐다. 심지어 합창단은 물론, 연주단도 있어 대중 속으로 한발자국 전진했다. 이제 산속의 사찰이 아니라 대중 속의 사찰로 현대화가된 것이다. 석가탄신일의 요체는 역시 “성불하세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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