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건설, 이라크서 9조원 규모 사업 수주…'제2중동붐' 기대

▲ 30일 이라크 총리공관에서 이라크 비스마야 신도시 10만가구 건설사업 본 계약식이 진행되고 있다.(제공=한화그룹)

'제2의 중동 건설붐'이 한화건설의 이라크 10만가구 주택사업 수주로 새 지평을 열게 됐다.

국토해양부(장관 권도엽)와 한화그룹(회장 김승연)에 따르면, 한화건설은 30일 이라크 현지에서 77억5천억불 규모(한화 약 9조원)의 주택 10만가구 건설사업 계약식 및 기공식을 가졌다.

먼저 계약식은 이라크 총리공관에서 진행됐으며 한화건설 김현중 부회장과 발주처인 이라크 국가투자위원회 사미 알-아라지(Sami R. Al-Araji) 위원장이 양측 대표로 나서 계약서를 주고 받았다.

본계약 체결 후 열린 기공식은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과 국토해양부 한만희 제1차관, 김현명 주이라크 한국대사, 누리카밀 알-말리키 이라크 총리, 알아라지 국가투자위원장, 알데라지 이라크 건설주택부 장관 등 고위급 인사 등 5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주택사업 현장인 비스마야에서 개최됐다.
특히 이날 서명식과 기공식행사는 이라크방송을 통해 직접 생중계되는 등 이라크 정부와 국민들의 큰 관심 속에 진행됐다.

한화건설이 수주한 주택 10만가구 건설사업은 바그다드 남쪽 약 20km에 위치한 Bismaya 지역 1,830ha에 이르는 부지에 단지개발, 주택공사, 편의시설 건설 등을 추진하는 77.5억불 규모의 프로젝트다.

우리기업이 해외에서 수주한 프로젝트로는 UAE 원전(186억불) 다음으로 큰 규모로, 공사기간은 준비기간 2년을 포함해 총 7년이며 전액 이라크 정부 재정사업으로 추진하게 된다.

현재 이라크 정부는 전쟁이후 이라크 재건을 위해 총 697억불에 이르는 재건사업을 추진하겠다고 밝힌바 있으며, 이번 수주를 계기로 우리기업은 이라크 재건사업에 있어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게 됐다.

특히 이번 한화의 주택 10만호 사업 수주는 지난 3월 서울에서 개최된 제7차 한-이라크 공동위원회에서 우리측 국토해양부 장관과 이라크측 주택건설부 장관의 만남 이후 조성된 양국간 협력분위기를 실질적인 프로젝트 수주를 통해 이어갔다는 데 큰 의미가 있다고 국토부는 평가했다.

▲ 이라크 비스마야 신도시 주택 10만가구 건설 조감도(제공=한화그룹)

한화건설도 해외 주택건설사업 역사상 최대 규모인 만큼 이라크 현지에 100여개 우리나라 중소 자재·하도급 업체와 1000여명에 달하는 협력사 직원들이 함께 동반 진출할 수 있게 됐다며 기뻐했다.
한화그룹에 따르면 실제로 현재 관련 기업들의 동반진출 문의가 쇄도하고 있어 중소기업들과의 동반성장에도 큰 도움이 될 전망이다.

이날 기공식에서 한화그룹 김승연 회장은 “비스마야 신도시가 이라크 국민들에게 새 희망의 보금자리가 될 것으로 확신하며 앞으로도 다양한 사업분야에서 긴밀한 협력관계를 구축해 나가는 동반자가 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이번 공사는 설계·조달·시공을 포함한 디자인 빌드(Design Build)방식으로 진행된다. 공사기간은 7년, 총 공사대금은 77.5억불이며, 선수금은 25%이다. 물가상승을 반영한 공사금액 증액을 포함하고 있어 실제 총 공사대금은 80억불 규모다.

주택은 국민 보급형 아파트 수준으로 공급면적 기준으로 ▲100㎡ ▲120㎡ ▲140㎡형으로 구성된다. 각 면적별로 공용공간과 개인공간의 분리를 통해 이슬람 문화를 반영한 트레디셔널(Traditional) 스타일과 공용공간의 효율성을 높인 모던(Modern) 스타일로 총 6개 타입으로 나뉜다.

특히 한화건설은 단기간 내에 10만호 주택건설과 단지조성공사를 동시에 진행하게 되며, 이를 위해 PC(Precast Concrete)공법을 통한 통합수행방식으로 공사를 수행한다.

PC공법은 건축물의 기둥·보·벽과 같은 부자재들을 공장에서 제작한 후 공사현장으로 운반·설치해 완성하는 건설공법이다. 한화건설은 이번 공사가 본궤도에 오르면 PC공법을 통해 두 달에 한 번씩은 잠실 3단지(4000가구) 규모의 아파트 단지를 건설 공급하게 된다.

이를 위해 한화건설은 공사부지 주변에 세계 최대 규모의 PC 공장을 짓고 해외건설 역사상 최대규모의 신도시를 건설하는 대역사를 수행하게 된다.

약 1700여명이 투입될 PC 공장에서는 매일 80세대, 연간 2만 세대에 해당하는 슬래브와 벽체를 동시에 생산하게 된다. 하루에 사용되는 콘크리트 양만 6400톤이며 이는 레미콘 430대에 이르는 양이다. 더욱이 이번 프로젝트는 현장인원을 포함, 일 평균 약 2만6000명의 인력이 소요되기 때문에 110만㎡에 달하는 대지에 베이스캠프 120동을 별도로 계획하고 있다.

이라크 정부가 신도시 건설공사에 투입되는 예산확보와 주택분양을 책임지고, 한화건설은 설계를 포함한 10만 세대 국민주택건설 및 단지조성 공사를 담당하게 된다. 이라크 정부가 지난해 말부터 자국 공무원들을 대상으로 10만 세대의 청약을 시작해 현재 청약이 성공적으로 완료된 상태이며 곧 분양계약을 체결할 예정이다.

한편 한화그룹은 이번 프로젝트와 관련해 사업초기부터 한국 수출입은행과 무역보험공사의 적극적인 자문과 지원을 통해 협상을 진행 및 본 계약서와 보증서 문안의 리스크 요인을 경감할 수 있었다. 또한 향후 선수금 보증서 등 본드 발급시에도 수출입은행 및 무역보험공사 등의 적극적인 지원이 예상된다.

이날 기공식에 참석한 한만희 국토부 제1차관도 “한화의 주택 10만가구 수주는 이라크 재건사업의 첫삽을 뜬 것으로 앞으로 우리기업이 더 많은 수주를 할 수 있도록 고위급 교류 등 정부차원의 지원활동을 계속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 차관은 이날 계약식 및 기공식에 앞서 이라크 총리, 이라크 투자위원회 위원장, 건설주택부 차관 등을 차례로 면담해 이라크 재건사업에 대한 우리기업의 참여의지를 전달하고 이라크 정부의 지속적인 관심과 지원을 당부했다.

한편 한화그룹은 이라크 재건사업의 첫번째 계약주체로서 향후 전개될 이라크 100만호 주택건설 사업 및 철도·항만·도로 등 기간 사업 그리고 발전소·정유공장·석유화학공장 등 생산설비 및 신도시에 건설되는 학교에 태양광을 활용한 발전설비 공사에도 참여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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