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경제부 유정무 기자
▲ 사진=경제부 유정무 기자

[일간투데이 유정무 기자] “이번 생에 서울에서 내 집 마련을 할 수 있을까” 최근 결혼을 앞둔 친구가 은행에 갔다 와서 신세 한탄을 늘어놓는다 ’빚투‘ ’영끌‘ ’헬조선‘ ’삼포세대‘ ’N포세대‘. 최근 기사를 보면 MZ세대를 대표하는 우울한 신조어가 한가득이다. 이 단어들은 지금 이 시대에 살고 있는 청년의 고충을 대변하고 있다. 술집, 밥집을 가도 적혀있던 가격표 위에 덧붙여서 오른 가격이 적혀있다. 계속해서 물가가 오르고 있는 상황에서 집을 사기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정부는 이달 1일부터 생애 최초 주택 구매자의 LTV 상한 지역과 주택가격, 대출자 소득 등에 상관없이 6억원 내에서 집값의 80%까지 주택담보대출이 가능하도록 확대했다. LTV 규제를 완화했지만, 현실적으로 대출을 온전히 다 받을 수 없다. 그 이유는 DSR 40% 규제가 있어서 집을 살 수 있을 만큼의 대출을 받을 수 없기 때문이다.

한국에 살고 있는 청년들은 LTV 규제 완화로 집을 살 수 있을 것이라 기대했지만, 오히려 DSR 40% 규제 때문에 희망 고문이 되고 있다. 고소득자가 아니라면 체감효과가 크지 않아서다. 연 소득이 5000만원인 사람으로 대출 금리를 4.3%로 가정하면 3억3600만원까지 받을 수 있다. 사실상 연봉이 높지 않다면 빌릴 수 있는 한도가 적기 때문에 서울에 있는 아파트는 쳐다봐도 안 된다. 참고로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7월 전국 주택가격동향조사'에 따르면 지난달 수도권 아파트 중위가격은 6억2100만원으로 집계됐다. 서울 아파트 중위 매매가는 9억6200만원이다. 결국 9억짜리 집을 사기 위해 대출을 진행하면 LTV 80%로 7억2000만원까지 대출이 나오지만, 연봉 1억원을 받는 사람이 아니면 받을 수 없다.

LTV 규제를 완화했다면 이와 동시에 DSR 규제도 완화해야 한다. 가계부채 관리를 이유로 DSR 규제를 강화하는 정부의 입장은 이해한다. 그렇다 해도 집을 사려는 청년의 목소리와 시장 상황을 잘 판단해야 한다. 대출 없이 집을 살 수 있는 사람이 몇 명이나 될까. 이론으로 만들어진 LTV 규제 완화와 DSR 규제. 탁상공론이라는 비판을 더 이상 듣지 않으려면 지금 이 상황을 반면교사 삼아 DSR 규제를 조금 더 완화해야 한다.

저작권자 © 일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