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상익 선임기자
▲배상익 선임기자

[일간투데이 배상익 기자] 윤석열 정부가 지난달 미국의 권력 서열 3위 낸시 펠로시 하원 의장 패싱을 시작으로 나토 방문시 온갖 구설만 남기더니, 이번 해외순방에선 영국 여왕 조문도 못 하고 막말 파문까지 '외교 참사'가 계속되고 있다.

윤 대통령은 이번 유엔총회 참석에 한일 정상회담은 형식상 약식정상회담으로 바뀌고 바이든과의 한미 정상회담은 '48초 환담'을 끝으로 결국 무산되며 현안은 하나도 풀어내지 못했다. 

지난 15일 김태효 국가안보실 제1차장은 순방관련 브리핑을 통해 "한미 정상회담, 한일 정상회담을 하기로 합의해 놓고 시간을 조율 중에 있다"고 밝혔었다. 

당시 대통령실은 '미국과 일본 두 정상과의 양자 회담은 순방 준비과정에서 일찌감치 결정됐고, 현재는 일정 조율이 계속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자 일본 '산케이신문'은 18일 한국 측의 한일정상회담 성사 발표에 대해 "일본 외무성이 신뢰 관계와 관련된다"면서 "사실에 근거하지 않는 발표는 삼가달라"고 한국 정부 측에 항의했다고 보도했다. 

이후 대통령실은 회담 개최 여부에 대해 "노코멘트"라며 회담 전까지도 극도로 말을 아끼며면서 이날 낮 12시25분 회담이 시작된 후에야 언론공지를 통해 "한일정상회담이 시작했다"고 밝혔다. 

우여곡절끝에 윤 대통령은 뉴욕 현지시간 9월 21일 낮 12시 23분부터 30분간 UN 총회장 인근 한 콘퍼런스 빌딩으로 기시다 일본 총리를 찾아가 태극기도 공식적인 영상도 없이 간신히 약식회담을 가졌다.

이를 우리 대통령실은 약식 회담이라고 발표한 반면 일본 정부는 '간담(懇談)'이라고 밝히고 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약식회담이지만 정상회담인 것"이라며 "정상회담이지만 약식으로 진행됐다 이런 뜻"이라고 거듭 강조하는 모습이 애처롭다. 

양국의 정상회담은 합의된 사항을 동시에 밝히는 것이 관례다. 이같이 일방적인 우리 정부의 바람이나 과장된 홍보는 외교상 대단한 결례이다. 

대통령실이 성과주의에 급급해 구걸하듯 일본정상과의 만남 자체를 그렇게 성급하게 발표하는 상황이야말로 국격을 훼손하는 일이다. 

대통령실은 제발 정신 차리고 대통령을 벌거숭이로 만들고 구걸외교로 국가의 자존심을 버리는 아마추어적 외교행태를 즉각 멈춰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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