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세원 (본지 경제부 부장)

지난 24일 건설전문지 기자단은 환경영향공동조사단 합의를 게기로 천성산 현장을 방문해 관계자들로부터 환경논란과 관련된 현안사항에 대한 설명을 듣는 시간을 가졌다.

내원사에서 조용히 수도를 닦던 지율스님이 목숨을 걸고 '천성산 지키기'에 나선 이유가 무엇이었는지 궁금했다. 지율스님 주장대로 경부고속철도 천성산구간 터널공사가 생태계 파괴의 주범인지, 직접 확인도 하고 싶은 마음도 있었다.

그러나 천상산 입구에 도착하는 순간, 기자단은 실망을 금지 못했다.

천성산 능선을 따라 이미 곳곳에 전원주택단지가 무분별하게 개발되고 있었고, 천성산사태의 쟁점사항중에 하나인 무제치늪은 이미 늪으로서 그 기능을 잃어가고 있었다. 환경전문가가 아니더라도 무제치늪 생태계 변화는 다른 요인으로 진행되고 있음을 한눈에 알 수 있었다.

현장 관계자는 우리뿐만 아니라 열이며 열, 방문객 모두가 실망을 안고 돌아간다는 설명을 덧붙였다. 이 관계자는 또 "우리도 사람입니다. 보존할 가치가 있으면 당연히 보존해야죠. 그러나 상식을 뛰어넘은 논쟁은 이제 그만두어야 할때가 아니가 싶다"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최근 천성산 환경영향공동조사단은 환경영향공동조사 실시에 합의했다.

조사단은 사업시행자측과 천성산대책위측 각 7인씩 14인으로 구성하고, 5개 전문분야(구조지질, 암반공학, 지하수, 지구물리탐사, 생태계)로 공동조사를 실시할 예정이다. 오는 6월 중순경 본격적인 조사에 들어가, 3개월 이후에나 그 결과가 도출될 것으로 보인다.

원효터널 공사는 3~4개월의 시간이 소요돼야 정상 추진되는 것이다.

그러나 공동조사후 공동조사결과에 대해 양측 의견이 대립되어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을시 소모적 논쟁은 또 불붙게 된다.

이번 환경영향공동조사가 전문가들의 객관적이고 공정한 조사활동으로 천성산 환경문제 논란에 대한 종지부를 찍고, 향후 대형국책사업 추진에 전문가의 의견이 중시되는 중요한 선례가 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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