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제산업부 송호길 기자
▲ 경제산업부 송호길 기자

[일간투데이 송호길 기자] 올 하반기 재개발 최대어로 꼽히는 한남2구역 시공권을 대우건설이 품었지만, 수주전 과정을 보면 개운치 않다. 대우건설과 롯데건설 간 수주 경쟁 신경전이 최고조에 이른 가운데 부재자 투표를 중단하고 경찰 조사까지 받은 일이 벌어졌다. 경쟁 건설회사를 비방하는 것을 넘어 흑색선전이 난무한 수주전이 반복되고 있어 자정의 노력을 하고 있는지 의문이다. 

최근 수주전 모습은 양사가 다짐한 공정 수주와는 거리가 멀었다. 시공사 선정 부재자 투표가 중단되고 경찰이 출동하는 사태가 벌여졌다. 롯데건설 측이 "조합 사무실에 대우건설 직원이 무단 침입해 조합 컴퓨터를 조작했다"고 주장하며 경찰에 신고한 것이다. 이에 대우건설은 "주차 안내 등을 위해 고용한 아르바이트생"이라고 반박했지만, 롯데건설은 건설산업기본법을 위반하고 입찰 방해 등을 이유로 대우건설 직원을 형사 고발했다.

앞서 지난달 29일 열린 1차 합동 설명회에는 백정완 대우건설 사장과 하석주 롯데건설 사장이 모두 참석해 조합원들에게 큰절을 올렸다. 직접 사업을 챙겨 사업을 성공시키겠다고 조합원들에게 약속하는 성격의 자리였다. 두 회사는 연일 홍보자료를 배포하면서도 비방전도 서슴치 않았다. 롯데건설은 대우건설이 과거 주인 없는 회사였던 점을, 대우건설은 롯데건설의 우발채무와 유상증자를 거론하며 리스크를 강조했다.

최근 만난 한 홍보업계 관계자는 한남2구역 사태를 두고 "앞으로도 흑색선전은 없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장담했다. 수주전 때마다 상대 건설사를 비방하는 기사가 나오는 출처를 물었는데, 그는 흑색선전을 뜻하는 '블랙 프로파간다(Black Propaganda)' 수요가 업계에서 꾸준하다고 귀띔한 것이다.

이처럼 말로만 클린 수주를 외쳐 놓고 비방전에 공을 들이는 행태는 근절돼야 한다. 그간 수주전마다 진흙탕 싸움 끝에 곱지 않은 시선을 받으며 마무리됐다. 건설사들이 합동설명회에서 매번 외치는 클린수주는 공허한 외침으로 들린다. 상대를 깎아 내릴수록 '누워서 침 뱉기'가 될 수 있음을 알아야 한다. 공정경쟁을 펼치면서 업계와 조합원에게 신뢰를 줘야 한다. 이를 위해 건설업계는 '공정한 경쟁으로 끝까지 책임을 다한다'는 의지를 조합원들에게 보이며 성실히 이행해야 할 것이다. 앞으로 달라진 수주전 모습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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