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상익 선임기자
▲배상익 선임기자

[일간투데이 배상익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2030 부산 엑스포 유치를 위해 직접 외교 최전선에서 총력을 다해 활동하겠다고 공언 했지만 물건너간 형국이 됐다.

하지만 이태원 참사가 전 세계 각국의 톱뉴스로 연일 쉬지 않고 보도 되면서 부산 엑스포는 완전 나락으로 떨어졌다.

한국은 한국의 강점인 민주주의와 문화콘텐츠, 소프트파워, 부산의 아름다운 풍경과 날씨 등 리야드와 비교하며 유인할 장점으로 피력하고 있지만 단 6개월 만에 이렇게 국가 이미지가 추락했다는게 정말 믿겨지지가 않는다.

여기에 사우디아라비아 왕위 계승 서열 1위인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가 지난17일 방한 '네옴(NEOM)'이라 불리는 5000억달러(약 668조원) 규모의 거대도시 계획을 가지고 왔다. 

현재 한국 부산과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는 2030 세계엑스포 유치전의 최대 경쟁자다.

리야드가 신청서를 낸 것은 작년 10월이지만 국제유가 고공행진에 더욱 커진 영향력을 바탕으로 곧바로 적극적인 유치전에 나섰다.

빈 살만 황세자는 윤 대통령과 회담을 갖고, 한남동 대통령관저에서 확대 회담과 단독환담, 공식 오찬 등을 가졌다. 

이 자리에서 "사우디 '비전 2030'의 실현을 위해 한국과 협력을 강화해 나가길 희망한다"며 "에너지, 방위산업, 인프라·건설 등 3개 분야에서 한국과 협력을 획기적으로 강화하고 싶다"고 밝혔다.

특히 이번 빈 살만 황세자가 일본 방문 까지 취소 한 것은 결국 엑스포 경쟁관계에 있는 우리나라에게 알아서 하라는 고도의 정치적 행보로 엑스포 유치를 위한 신경전과 관련 있다는 분석이다. 

부산시는 작년 6월 일찌감치 국제박람회기구(BIE)에 2030 부산엑스포 유치 신청서를 냈지만, 본격적인 유치 활동은 올해 5월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펼치며 정부와 재계에도 강력한 지원을 요청 했다.

윤 대통령은 부산 엑스포 유치를 공약으로 내걸고 이를 최우선 국정과제로 체택하기도 했다.

지난 나토 순방 당시에는 각국 정상들에게 엑스포 지지를 호소하며 해외 순방 또는 외교 사절 면담에서 엑스포 유치를 언급했다. 또 중남미 장차관 방한시에도 엑스포 유치를 위한 접견 시간을 따로 가졌다.

장성민 대통령실 미래전략기획관도 불어권 12개 국가 정상을 접촉하며 2030 부산세계박람회(부산엑스포) 유치 활동에 나서고 있다.

장 기획관은 지난 18~20일 튀니지 제르바 섬에서 열린 제18차 불어권 정상회의에 우리 대표단 수석대표로 참석해 총 44개 국가 및 국제기구 대표들과 접촉하고 부산엑스포 유치 등에 대해 논의했다고 외교부가 22일 전했다.

대통령실은 이재용 삼성 부회장을 부산 엑스포 특사로 임명하고 관련 대기업 총수들을 각 분야에서 유치를 위해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었다. 

부산 엑스포 유치 지원 민간 위원회는 위원장 최태원 SK그룹 회장을 중심으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차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최정우 포스코그룹 회장,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허태수 GS그룹 회장, 권오갑 현대중공업그룹 회장,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 등이 있다.
 
하지만 최근 방한한 사우디아라비아 빈 살만 왕세자가 우리 기업에 풀어놓은 네옴시티 '선물 보따리’가 2030세계박람회 부산 유치에 걸림돌로 작용하는 것은 기정사실로 그동안 세계박람회 유치를 적극적으로 지원해온 기업들도 역시 경쟁국인 사우디의 눈치를 살피느라 활동에 제약을 받는 실정이다.

네옴시티 건설과 관련해 국내 기업들과 3건의 계약, 23건의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사업비는 최소 40조 원에서 최대 100조 원으로 추산되며 유치위 소속 기업들도 이번 투자에 대거 참여했다. 

현재 이들 기업이 체결한 투자 규모는 파악된 것만 20조 원가량으로 현대차그룹, 롯데그룹, 삼성그룹 등의 계열사가 사우디와 각각 수조 원대 계약 및 MOU를 맺었다.

빈 살만 왕세자가 내년 말 엑스포 개최지 확정 때까지 정식 계약을 미룬다면, 유치위 소속 기업들은 난처해질 수 밖에 없다. 

대통령역시 사우디가 세계박람회 유치를 놓고 부산과 경쟁하는 상황에서 입을 닫고 있어 관련부처에서는 활동에 브레이크가 걸렸다 .

문제는 국정운영은 거시적인 안목에서 철저한 계획과 전략을 통해 이를 추진해야 하지만 이제까지 총체적인 난맥상을 보여준 정부에 부산시민들과 국민들은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대통령실 핵심 관계자는 "세계박람회 유치 지원 활동이 사우디의 투자로 영향을 받는다면 우리 위상을 스스로 낮추는 것"이라며 "정부와 기업은 네옴시티 건설 수주와 세계박람회 유치 두 가지를 모두 이뤄내도록 모든 역량을 다할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따라서 부산 엑스포를 유치 과정을 통해 이제 또 한 번 윤 대통령의 국정운영 능력이 중대한 시험대에 오를 것으로 그 결과가 주목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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