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선거 때마다 제3후보가 결정적으로 ‘킹메이커’노릇을 했다. 2012년 대선에서도 제3후보가 킹메이커 역할을 할지 주목된다.

제3후보는 15~20%가량 득표율로 정당후보들을 압박, 대선 판도에 결정적 역할을 미쳤다. 비록 청와대는 입성하지 못하지만 ‘특정후보’가 1등이 안되게 하거나, 1등이 되게 만드는 변수 역할을 했다.

이번 대선의 경우도 결코 예외가 아닐 수도 있다. 정치전문가들에 따르면 “지난해 10.26 서울시장선거를 계기로 제3후보를 찾으려는 일부 유권자들의 욕구가 팽배해 있다”며 “이번 대선에서도 제3후보가 대선 향배를 바꿀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다.

제3후보가 아니더라도 제3당이 여야 어느 쪽에 합종연횡을 하느냐에 따라 선거승패가 좌우될 수도 있다. 구체적으로 사례를 들면 이번 대선에서 ‘캐스팅 보트’를 쥐고 있는 지역이 충청권이라고 할 수 있다. 여야 모두가 눈독을 드리는 것도 이 때문이다. 자유선진통일당은 명실상부한 충청권을 대표하는 전당이다.

선진통일당이 이번 대선에서 새누리당과 연합할 경우 새누리당의 승리는 자명하다. 이와 반대로 민주당과 연합할 경우도 마찬가지다. 문제는 어느 당이 선진통일당과 러닝메이트를 하는데 따라 대선의 향방이 크게 영향을 미친다는 분석이다.

이인제 선진통일당 대표는 4.11총선 후 흩어진 선진통일당원들을 모으는데 힘쓰며 10만 당원 배가 운동을 전개하고 있다.

역대 대선에서 제3후보는 선거구도에 적잖은 영향력을 보였다. 1987년 13대 대선의 경우 민주정의당 노태우, 통일민주당 김영삼, 평화민주당 김대중, 신민주공화당 김종필 후보가 맞붙은 ‘1노 3김’의 4강 구도였다.

그러나 당시 제3후보로 분류되는 김종필 후보는 8.1%의 저조한 득표율을 나타내 승패에 큰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 1992년 14대 대선에서 김영삼, 정주영, 박찬종 3명이 경선했지만 김영삼 후보가 당선됐다. 당시 제3후보는 박찬종 후보였다.

제15대 대선에서 제3후보의 파괴력이 여실히 드러났다. 이인제 후보는 12월 대선에서 492만표(19.2%)를 얻어 보수 진영의 표를 갈랐고, 그 결과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가 새정치국민회의 김대중 후보에게 불과 39만표(1.6%) 차이로 석패했다. 당시 이인제 후보가 부산, 경남에서 높은 득표율을 기록한 점이 이회창 후보 패배의 가장 중요한 요인이 됐다.

역대 대통령선거에서 제3후보가 등장한 기저에는 기성정치권에 대한 불신과 새로운 정치에 대한 기대감이 깔려 있었다는게 학계 및 선거전문가들의 진단이다. 고려대 정치학과 이내영 교수는 “기존 정치인에 대한 관심이 떨어지면서 새로운 정치를 갈망하는 중간지대의 표심이 상당 부분 제3후보 쪽으로 이동했다”는 분석이다.

이번 18대 대선에서는 제3후보의 출현이 보수와 진보의 팽팽한 이념대립구도에서 기인할 것이라는 정가의 전망이다. 좌우 대립구도가 심화할수록 중도성향의 제3후보로 눈길을 돌리는 유권자가 많아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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