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흥수 건설산업연구원 원장

 

▲ 김흥수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원장

올해 프로야구가 최고의 인기를 구가하고 있다. 역대 최대 관중 동원이 거의 확실시될 정도다. 2000년대 초중반만 해도 깊은 침체에 있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실로 놀라운 추세다.

전문가들은 올해 프로야구가 이처럼 큰 인기를 구가할 수 있는 이유로 크게 세 가지를 꼽는다. 첫째로는 해외에 진출했던 선수들의 복귀 효과다. 미국 메이저리그와 일본 프로야구에 진출했던 선수들이 복귀하면서 새로운 활력소가 되고 있다는 것이다. 둘째, 국민들이 그동안 올림픽 등 각종 세계 대회를 통해 우리 야구의 높은 수준을 인식하게 되었고, 선수들의 최선을 다하는 경기 모습에서 진정한 스포츠의 정신과 활기를 경험할 수 있다는 것이다. 셋째, 팀과 선수들 간의 실력 격차가 현저히 줄어들면서 순위다툼이 치열해졌고, 무명의 선수들이 기존 국내 그리고 해외복귀 스타들과의 경쟁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기 때문이다.

치솟는 프로야구의 인기와는 달리 건설산업은 침체일로를 달리고 있다. 지속된 건설경기 침체로 인하여 건설산업 전체에 불확실한 미래에 대한 위기감이 매우 커져 있다. 이러한 건설경기의 침체로 올해 들어 중견건설업체들이 잇달아 워크아웃이나 법정관리에 들어갔다. 그야말로 건설산업은 큰 위기에 처해 있다. 이러한 점에서 최근 몇 년 동안의 프로야구 성공 과정은 건설산업의 향후 변화를 위한 과제의 도출에 시사하는 바 크다.

먼저 건설산업에는 새로운 신성장동력의 마련이 시급하다. 앞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해외에 진출했던 스타들의 복귀는 올해 가장 큰 프로야구 성장 원인이다. 최근 높아진 프로야구의 인기에 가속도를 붙인 것이다. 건설산업도 마찬가지다. 기존 건설산업의 성장동력이 지속적인 국가와 국민의 인프라와 주거시설 수요, 해외시장의 개척에 있었다면, 이를 넘어선 국가의 지속 성장과 국민 생활의 질 향상을 도모하고, 해외에서 지속 성장을 보장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건설산업의 신상품, 신시장 등 새로운 동력원을 찾을 필요가 있다.

둘째로, 산업에 대한 이미지 쇄신 노력과 자기 혁신을 통해 신뢰의 산업으로 거듭나야 한다. 우리나라 프로야구가 국민의 스포츠로 자리잡게 된 것은 우리나라 프로야구 수준이 미국의 메이저리그와 일본의 프로야구 수준에 견줄 만큼 발전했다는 믿음이 국민들의 프로야구에 대한 열광으로 이어졌다.

최근 해외건설 누적 수주 5,000억 달러 달성은 한국 건설산업이 해외에서 인정받고 있음을 잘 보여준다. 건설산업이 해외에서 이렇게 성장한데에는 해외 곳곳에서 어려운 여건을 이겨내고 신뢰를 쌓아가고 있기 때문이다.

반면, 우리나라에서 건설산업에 대한 국민들의 신뢰는 매우 낮은 수준이며 이는 산업 발전의 큰 장애요인이다. 건설산업은 이제 신뢰를 얻는 데 주력해야 할 시점이다. 건설업체들은 윤리와 투명경영 노력이 필요하며, 정부도 신뢰를 유도하는 정책과 제도 개선에 주력해야 한다. 또한 국민들도 무조건적인 비판이 아닌 건설산업의 건전한 성장을 유도하는 발전적인 관심과 조언이 필요하다.

셋째로, 건설산업의 경쟁력을 한 차원 높이는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다. 프로야구가 팀 간, 선수 간 선의의 실력 경쟁이 긴박감을 주는 순위경쟁으로 이어져 주목을 받고 있다는 점을 건설산업도 배워야 한다. 그동안 우리 건설산업은 어떻게 하면 가장 낮은 가격에 건설시설물을 공급할 것인가에 관심을 가져왔다. 입찰시 최저가낙찰제 적용, 불합리한 공사비 산정체계 등이 대표적이다. 따라서, 건설산업이 한 단계 높은 경쟁력을 유도하기 위해서는 최고의 품질과 성능을 공급하기 위한 기술과 관리능력을 보유한 건설업체들이 성장할 수 있는 정책과 제도적 기반, 그리고 건설업체의 소명의식과 기술혁신 노력이 필수다.

건설산업이 최근 심각한 침체에 있다. 이는 프로야구가 7∼8년 전 침체의 돌파구가 보이지 않던 상황과 유사하다. 결국, 건설산업이 침체를 벗어나기 위해서는 끊임없는 자기 혁신과 경쟁력 향상 노력, 이를 지원하는 정책과 제도 기반 조성에서 출발해야 한다는 점을 배울 필요가 있다.

저작권자 © 일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