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페인 바르셀로나의 한 시민이 부동산중개소에 들어가고 있다. 스페인의 주택가격은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8.3% 하락하는 등 부동산시장의 침체가 심각해지고 있다.

유로존 재정위기가 전방위로 확대될 조짐이다.

스페인을 비롯한 이탈리아 등의 국채 금리가 연일 상승하고 있고, 그리스 9월 국가부도설과 유럽재정안정기금의 신용등급 하락 등 악재가 연일 계속되고 있다.

25일(현지시간) 스페인의 10년 만기 국채 금리가 7.5%를 넘어서는 등 연일 사상 최고치를 연일 갈아치우고 있고, 이탈리아도 국채 금리가 6.5%대까지 치솟으면서, 보통 구제금융 신청선으로 간주되는 7% 돌파를 시간문제로 예상하고 있다.

특히 스페인은 장단기 금리차의 역전 조짐까지 나타나고 있다. 이날 5년 만기 국채 금리가 7.59%를 기록하면서 10년 만기 국채 금리와 비슷한 수준으로 상승했으며, 2년 만기 국채 금리도 6.64%에 이르고 있다. 장단기 금리차가 역전되면 채권 원리금 상환과 자금조달이 불가능한 상황으로 해석되며, 과거 구제금융을 신청했던 그리스와 아일랜드, 포르투갈도 장단기 금리차 역전 현상이 발생한 바 있다

게다가 오늘 10월 포르투갈, 이탈리아, 그리스, 스페인 등 재정위기 국가들의 국채 만기가 돌아오며, 이들 국가들이 상환해야 하는 채권규모는 775억8천200만유로에 달한다.

설상가상으로 긴축재정 약속을 지키지 않는 그리스에 대해 구제금융 지원이 잠정 중단되면서, 그리스 국고가 내달안으로 바닥날 것이라는 전망마저 나오고 있다.

그리스는 내달 20일 만기가 돌아오는 32억유로 규모의 채권을 상환해야 한다. 하지만 EU·유럽중앙은행(ECB)·국제통화기금(IMF) 등 이른바 '트로이카'는 그리스가 구제금융을 받는 대가로 약속한 긴축재정 프로그램을 제대로 이행하지 않는다며 자금 집행을 잠정 중단한 상태로, 그리스가 채권을 제때 상환하지 못할 가능성이 매우 높아지고 있다.

그리스 상황이 이대로 지속되면, 국가디폴트 선언은 물론 유로존 탈퇴도 당연시 되는 수순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미 영국과 독일 등의 국가들은 그리스의 유로존 탈퇴를 기정사실화 하는 분위기이다.

유로존의 이같은 분위기가 반영되면서 국제신용평가사인 무디스가 유럽재정안정기금의 신용등급 전망을 하향 조정했다.

무디스는 전날 독일과 네덜란드, 룩셈부르크 등 유로존 3개 국가의 등급 전망을 부정적으로 낮춘 데 이어 유럽재정안정기금의 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하향 조정한 것이다.

유럽재정안정기금의 부정적인 등급 전망은 신용등급 강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의미로, 유럽 재정위기가 유럽재정안정기금으로 번지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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