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중소기업들이 아프리카 시장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지금까지 주요 수출국은 미국과 유럽이었지만 이들 지역이 침체의 늪에 빠져 새로운 시장이 요구되고 있었다.

지난 6월 21일부터 대한항공이 동부 아프리카의 관문인 나이로비에서 직항노선을 열면서 비행시간이 3시간으로 단축되는 등 비즈니스 환경도 한층 좋아졌다.

아프리카 시장 개척에 가장 걸림돌인 교통편이 해결된 셈이다. 이전에는 가나를 가려면 2-3번의 항공편을 이용해야 했다.

지난 7월16일 케냐 나이로비에 있는 한 호텔에서 코트라 주최로 열린 경기도 아프리카 무역사절단 행사장에서 친환경 농자재 전문 업체인 고려바이오의 남명흔 해외영업팀장은 밀려드는 케냐 바이어들과 상담하느라 진담을 뺐다.

케냐는 농업국가이다. 차뿐만 아니라 화훼 수출로도 유명하다.

장미 등 원예작물 수출이 케냐 총 수출의 21.4%로 커피나 차 (20.8%)보다 많다. 수입국은 네덜란드 등 유럽 국가이다. 하지만 최근 유럽이 화학농약 사용기준을 강화해 수출에 비상이 걸렸다. 중국의 바이오 농약을 수입해 사용했지만 품질이 떨어져 유럽의 통관에서 자꾸 걸려서다.

케냐의 한 원예잡지는 ‘최적의 파트너’를 찾았다며 만족스러워 했다.

고려바이오는 직원 30명의 중소기업이지만 2010년 10월부터 국내 최초로 바이오 농약인 ‘수퍼스타’ 등을 인도, 중동, 유럽지역에 해마다 100만 달러어치씩 수출하고 있다.

김영권 고려바이오 대표는 이제 아프리카 시장 진출에 성공해 확신을 얻었다고 밝혔다.

코트라 나이로비 무역관장은 “케냐와 1964년 수교한 이래 한국 국무총리가 처음으로 방문하고 우리 무역사절단이 한 달에 서너 차례나 찾아오는 등 최대 호황기”라고 말했다.

케냐가 중진국 진입을 위해 ‘라무항 지역 종합개발’의 밑그림인 수치 지형도(1:5000) 제작을 맡긴 것도 이런 속셈이 있다.

케냐 정부는 제1항구인 몸바사항이 포화상태에 이르자 라무항과 그 주변지역 500㎢를 개발하기로 했다.

이 지역은 남수단의 석유와 에티오피아의 전력을 케냐로 이끌어 주는 관문 구실을 맡을 예정이다.

현재 신한항업 직원 8명이 케냐 국토부에 파견돼 지도 관련 규정을 만들고 현지 공무원들과 업무를 함께 하고 있다. 에반두스 문디아 케냐 국토부 측량국장은 “한국의 정보기술력에 놀랐다. 휴대전화를 활용한 내비게이션 기술을 도입하고 싶다”고 밝혔다. 케냐의 전체인구 4000만 명 가운데 2300여만 명이 휴대전화를 사용한다. 휴대전화로 은행업무를 보는 등 그 활용도도 다양하지만 내비게이션 기능은 없다.

케냐 가구업계 1위인 환성가구는 은행원 출신인 장재영(53)사장이 키워낸 한국인 기업이다. 그는 우간다 환성그룹을 거쳐 2004년 케냐에 뛰어들었다.

남다른 서비스로 아프리카 시장을 파고든 또 다른 기업은 LG전자다. LG전자는 주요 도시를 돌아다니는 애프터서비스 버스를 아프리카 지역 17개국에서 25개를 운영해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아프리카 황금시장의 진출에 한국 경제의 사활이 걸렸다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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