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운 여름철 잇따라 성폭력 사건이 일어나고 있는 가운데 서울 도심에서 대낮에 무차별 칼부림이 발생해 시급한 대책이 요구되고 있다.

지난 10일 피자가게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던 여대생이 사장으로부터 성폭행을 당한 뒤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건이 발생했다. 여대생이 남긴 유서에는 “치욕스럽고 고통스럽다. 사장이 나를 협박했다. 죽어서 진실을 알리겠다”는 내용이 쓰여있었다. 동료 아르바이트생들은 “사장이 숨진 여대생에게 ‘너는 얼굴이 예뻐서 뽑았다’며 자주 추근댔다”고 진술했다. 올해로 휴학한 뒤 피자가게에서 알바를 시작한 이 학생은 하루 9시간씩 일하며 한달에 60~70만원을 받았다. 집에서 등록금을 대줬지만 용돈은 알바로 벌어서 생활해 왔다.

우리 사회는 특히 반값 등록금 얘기가 나올 정도로 대학생들은 알바를 안할 수 없다. 게다가 일자리 찾기도 참으로 힘들다. 이런 상황이 고용주 입장의 부당한 횡포로 이어져 알바생들의 노동권과 인권을 유린하는 등 환경이 더욱 악화되고 있다는 것이다.

한 연구소가 알바 대학생 395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10명 중 8명이 고용주로부터 부당한 횡포나 착취를 당했다고 응답했다. 이 중 성희롱이 3%나 됐다. 문제는 성희롱 당한 알바생들이 고소고발을 하지 않고 스스로 알바를 그만하는 소극적 대응에 그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는 점이다.

최근 나흘간 일반시민에게 무차별적으로 칼부림을 한 범죄 사건이 잇따라 발생했다. 22일 오후 서울 영등포 여의도동 렉싱턴 호텔 부근에서 김 모(무직)씨가 미리 준비해간 흉기(과도)로 전 직장 동료 두명을 수차례 찌르고 도주하다 경찰에 붙잡혔다.

금융회사 비정규직 직원 출신인 김씨는 “전 직장 동료인 김모, 조모씨가 직장에 다닐 때 나에 대해 험담하고 이용만 한 뒤 결국 퇴사하게 만들었다”고 경찰에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범행으로 퇴근길은 순식간에 아수라장이 됐다.

또 지난 18일 오후 지하철 의정부역에선 열차에 탑승한 유모 씨가 침을 뱉다가 승객이 항의하자 공업용 커터칼을 무차별적으로 휘두르기 시작, 10분 동안 남녀 8명에게 중경상을 입혔다. 21일에도 새벽 경기도 수원시 장안구 술집에서는 만취한 강남진이 성폭행을 하려다 흉기를 휘둘러 1명을 숨지게 하고 4명을 다치게 했다.

최근 연이어 터져나오는 이런 흉흉한 범죄에 대해 한 대학교수는 “얼마전 일본사회에서 유행병처럼 돌았던 ‘묻지마 범죄’가 한국사회에서도 터져나오는 것으로 본다”고 진단했다.

전자발찌로도 막을수 없는 성폭력과 무차별 칼부림이 횡행하는 우리 사회는 그야말로 병들었다. 정부 당국은 물론 일반 교화 사회단체 모두 합심해서 질서를 유지하는 것이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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