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북그린 작은 영어도서관 ‘이성일’ 관장

 

“아이들이 영어책이랑 친해지려면 도서관이 편안하고 깨끗해야 되지 않겠어요?”

본격적인 운영을 앞두고 굵은 땅방울을 흘리며 좌석책상과 가구들을 옮기는 ‘이성일’관장(34세)을 지난 24일 서울시 강북구 우이동의 ‘강북그린 작은 영어도서관’에서 만났다.

벽지와 새 가구의 냄새들로 가득한 도서관 벽면에는 노랑, 주황, 파랑, 녹색, 검정색 띠를 두른 3,500여권의 영어책들이 빼곡히 차 있었다. 주제와 수준별로 분리해 놓은 책들은 이 관장이 미국에서 직접 수입한 것이다.

미국 유학 시절, 위스콘시 주립대학에서 통계학과 경제학을 복수전공한 ‘이성일’관장은 외부활동으로 학점을 채우는 시스템을 통해 한 학기 동안 Day-Care Center에서 아이들을 돌보며 책을 읽어주었다고 한다.

“책을 고르러 도서관을 찾았는데 한국과 달리 분위기도 시끌벅적하고 아이들이 자유분방하게 책을 읽더라구요. 한국에도 이런 도서관이 있으면 영어책도 재밌게 읽을 수 있을텐데∼ 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대학졸업 후 학원사업을 설계했던 이 관장은 십자인대를 크게 다쳐 한국으로 돌아와야만 했다. 배운 것들을 국내에서도 나누고 베푸는게 좋지 않겠냐는 아버지의 신뢰와 후원으로 강북구에서 영어도서관을 운영하기로 했다고 개관이유를 밝혔다.

작은 영어도서관은 좌석책상이 놓여진 도서관, 유아들이 놀 수 있는 유아관, 수준높은 영어습득을 원하는 아이들을 위한 강의실로 나눠져 있다. 한번에 40여명을 수용할 수 있는 35평 남짓한 작은 도서관이지만 편안함속에서 학습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한 구조라고 이 관장은 말한다.

“도서관 운영을 준비하면서 타 지역의 도서관을 꼼꼼히 살펴봤습니다. 사설 도서관의 특성상 재정적인 문제로 1년 이상 운영하기 어렵고, 때문에 도서관 대부분을 구에서 운영하거나 지원을 받아 운영하는 실정입니다.”

운영에 어려움이 따르는 걸 알지만 이성일 관장은 지역 주민들의 관심과 성원으로 도서관이 발전할 수 있을 것으로 확신했다.

영어교육에 열을 올리면서도 자녀의 영어교육에 대해 방향을 제대로 잡지 못해 고민에 빠진 학부모들을 대신해 아이들에게 책 읽어주는 남자가 되겠다고 자청한다.

앞으로의 도서관 운영에 대해 이 관장은 “강북주민들이 즐겨찾는 영어 문화공간이 되도록 만들 것”이라며 “영어학습에 대한 부담감을 없애고 자연스럽게 학습 수준을 높일 수 있도록 다양한 프로그램을 계획 중” 이라고 말했다.

지난 10일 개관식을 가진 강북그린 작은 영어도서관은 1인당 2권에 한하여 7일간 무료로 도서를 대출·열람 해주고, 월~토 10시~18시까지 개방해 어린이들의 자발적인 영어독서를 위해 다양하고 흥미로운 독서활동을 지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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