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김종인 국민행복추진위원장이 이한구 원내대표와 경제민주화에 대한 논쟁을 벌여 주목을 끌고 있다. 그동안 김, 이 두 사람은 경제정책에 대해 대립각을 보여왔는데 이번에 다시 논쟁이 폭발한 것이다.

김종인 위원장은 박근혜 후보의 대선 공약을 총괄하는 업무를 맡았고 이한구 대표는 공약의 입법화를 전두 지휘하는 역할을 맡고 있어 두 사람의 논쟁을 예삿일로 접어두기는 난처하다.

이한구 대표는 국회에서 열린 예산 당정회의에서 “정치판에서는 정체불명의 경제 민주화 포퓰리즘 경쟁을 하느라 정신이 없고 그래서 기업의 의욕이 떨어지고 국민이 불안해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한구 대표는 그동안 “경제민주화의 개념과 구체적인 내용이 명확하지 않다. 일방적인 재벌 때리기로 흘러선 안된다”는 입장을 취해왔다. 또 최근 국내외 경기둔화에 대한 우려가 커지자 ‘성장’으로 무게중심을 이동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자 김 위원장은 이 같은 이한구대표의 발언에 직언을 퍼부었다. 그는 “박근혜 후보가 대선 출정식과 후보 수락연설에서 한 경제민주화 얘기를 어디 허공에서 날아와 얘기한 것처럼 ‘정체불명’이라고 한 것은 상식이하”라고 쏘아 붙였다.

김 위원장은 또 “정서적으로 문제가 있는 사람인 것 같고 태어나서 그런 정치인은 처음 본다. 그런 정신 상태로는 얘기할 수 없고 대꾸할 가치도 없다”고 했다. 그는 "경제학자 폴 새뮤얼슨이 ‘절제 없는 시장경제를 맹신하는 사람은 정서적 불구자’라고 했는데 이 원내대표가 거기에 해당한다"고 했다.

이 같은 김 위원장의 원색적인 비판에 대해 이 원내대표는 "경제 민주화를 하지 말자는 얘기가 아니다"라면서도 "그런데 지금 여(與)든 야(野)든 '경제 민주화'란 이름 아래 기업을 위축시키는 말도 안 되는 주장을 하는 사람들이 있다. 바로 그런 점을 지적한 것"이라고 했다.

이 두 사람이 경제민주화를 놓고 설전을 벌인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7월에도 김 위원장은 “이 원내대표는 재벌기업에 오래 종사해 그쪽의 이권을 대변 한다”고 했다. 그러자 이 원내대표는 “경제 민주화는 경제학 교과서에도 없는 개념”이라고 되받아 쳤다. 지난 4월과 6월에도 두 사람은 경제민주화를 놓고 서로 뉘앙스가 다른 얘기를 했다.

이 같은 두 사람의 논쟁에 대해 새누리당 관계자는 “대선 전략이라는 측면에서 올 하반기에 본격화할 경기 침체 상황을 어떻게 다룰 것이냐를 놓고 인식차가 있는 것 같다”고 평가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두 사람이 대선공약 수립을 놓고 주도권 다툼을 벌이는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왔다. 박근혜 대표는 “혼란스럽게 비치면 안돼 곧 입장정리를 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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