맏언니 박세리가 다시 돌아왔다.

강원도 평창 휘닉스파크 골프장(파72, 6416야드)에서 23일 끝난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2012 KDB 대우증권클래식에서 우승한 박세리. 그가 모처럼 환한 미소를 지으며 우승컵을 치켜들었다. TV뉴스에 비친 그의 미소가 참 아름답다. 13년전 IMF초기 실의에 빠진 국민들에게 희망을 던져준 뾰하얀 그의 발목이 다시 생각난다.

한동안 그는 미국 무대에서 잘나가는 선수였다. 그러나 언덕을 오르면 내려와야 되듯 어려운 고비를 지날 수 밖에 없었다. 그런 그가 절치부심 끝에 9년만에 국내무대에서 우뚝 일어서며 고운미소를 다시 보여준 것이다

취재기자는 우승순간 그가 눈물을 보였다고 전한다. 지금 세계무대는 그의 화려한 활동을 바라보며 꿈을 키워 온 이른바 박세리 키즈들이 번갈아 가며 정상을 누빈다. 이번 대회 파이널라운드만 해도 그의 대표적 키즈라 할수 있는 최나연과 함께했다.

어떤 땐 후배들의 기세등등한 파이팅에 눌려 제 기량을 발휘하지 못하는 경우도 많았으리라.사실 중계를 보며 이번에도 또 후배에게 눌리지 않을가 걱정이 되기도 했다. 그런 걱정을 다털고 야무진 모습을 보이며 그가 다시 일어난 것이다. 지난겨울 그의 골프를 누구보다 잘 아는 아버지와 함께 골프채 쥐는 법부터 시작해 샷 하나 하나를 재점검 한 게 크게 도움이 됐다는 얘기다. 이런 과정을 거쳐 지난번 미국무대 우승에 이어 이번 국내대회까지 석권한 것이다.

신지애, 최나연, 류소연 등 기라성 같은 후배들 선전에 어쩌면 그의 재기가 어렵지 않을가 걱정하는 팬들도 없지 않았다. 기우를 떨쳐내듯 이번 대회를 통해 과거 전성기 때 보였던 샷 감각을 되찾았다며 훤히 웃는다.

그의 화려한 재기는 우리에게 전해 주는 바가 크다. 비단 운동뿐만 아니라 어느 분야에서건 다 마찬가지일 것이다. 누구든지 뚜렷한 목표를 갖고 열심히 노력하면 다시 고지에 오를 수 있다는 산 교훈을 던져 준 것이다.

어떤 분야에서 어떤 일을 하건 자신은 이제 한물 간 인생이다 자탄하지 말자. 당신도 망설이지 말고 현실을 직시하고 냉정한 분석을 통해 새롭게 도전하라. 그러면 길이 열릴 것이다. 이런 메시지를 그가 다시 던져준 것이다. 그렇기에 그의 미소가 더욱 아름답다.

박세리 그의 빛나는 투혼이 앞으로도 계속 이어지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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