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기물가안정목표 중심치 없이 2.5~3.5% 축소

▲ 11일 오전 서울 중구 남대문로3가 한국은행 본관에서 김중수 한은 총재가 금융통화위원회 시작을 알리는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사진=뉴시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기준금리를 현행 3.00%에서 2.75%로 0.25%P하향 조정해 통화정책을 운용하기로 했다. 아울러 '한국은행의 금융기관에 대한 여수신이율'을 개정해 총액한도대출금리도 연 1.50%에서 연 1.25%로 인하해 11일부터 시행키로 했다.

한은은 이날 올해와 내년 경제성장률 전망치도 각각 2.4%, 3.2%로 지난 7월 전망 대비 0.6%P씩 낮추고, 2013~2015년 중기 물가안정목표도 종전 '3±1%'로 중심선을 3%로 정했지만 이번에는 중심치 없이 소비자물가 상승률 기준으로 2.5~3.5%로 낮춰 결정했다.

한은 관계자는 "기준금리를 하향 조정한 배경은 미국이 완만하나마 경기회복세가 이어졌으나 유로지역에서는 경제활동 부진이 심하고 신흥시장국도 선진국 경기부진 영향 등으로 성장이 계속 둔화세"라며 "앞으로도 세계경제는 회복세가 매우 완만할 것으로 보이며 유로지역 재정위기의 실물경제 파급과 미국의 급격한 재정긴축 현실화 가능성 등으로 성장의 하방위험이 큰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김중수 한은 총재는 이날 기준금리 인하 후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수출과 내수가 동반 부진함에 따라 성장세가 미약했고 고용면에서는 취업자수가 고령층과 서비스업 중심의 증가세를 이어가는 가운데 제조업에서도 증가폭이 확대됐다"며 "앞으로 국내경제는 유로지역 재정위기 장기화, 글로벌 경제의 부진 지속 등으로 마이너스의 GDP갭이 1~2분기 보다는 긴 기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물가 측면에서는 9월중 소비자물가 상승률과 농산물과 석유류 제외 근원인플레이션율은 각각 2.0%, 1.4%의 낮은 수준을 지속했다. 향후 물가상승률은 국제곡물가격 불안 등에도 불구하고 수요압력 완화 등으로 당분간 물가안정목표의 중심선(3.0%) 아래에 머물 것으로 전망했다.

주택매매가격은 수도권에서는 하락세가 소폭 확대, 지방에서는 대체로 전월 수준에서 안정세다.

8월 광공업생산은 전월대비로 석달 연속 감소세를 보였고 소비는 3% 줄었다. 특히 설비투자는 13.9% 급감했고 제조업 평균가동률은 73.8%로 2009년 5월 이후 최저치다. 경기동행지수와 경기선행지수 순환변동치도 모두 하락했다.

9월 수출은 전년동월 대비 1.8% 줄어 3개월 연속 감소세인 반면 물가는 경기침체에 따른 수요부진으로 불황형 안정세를 보여 전년동월 대비 물가상승률은 7월 1.5%, 8월 1.2%에 이어 9월에도 2.0%에 그쳤다.

금융시장에서는 주요 선진국의 추가 양적완화정책에 따른 국제금융시장 상황 개선과 외국인 증권투자자금 유입 등으로 주가는 상승, 환율은 하락, 장기시장금리는 경기둔화 우려 등으로 소폭 하락했다.

김 총재는 "향후 정책방향 측면에서 해외 위험요인과 이에 따른 국내외 금융.경제상황 변화를 면밀히 점검하는 한편 인플레이션 기대심리를 낮추도록 계속 노력하면서 성장잠재력이 훼손되지 않는 가운데 중기적 시계에서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물가안정목표 내에서 안정되도록 통화정책을 운용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은은 이날 올해와 내년 경제성장률 전망치도 각각 2.4%, 3.2%로 지난 7월 전망 대비 0.6%P씩 낮췄다. 이는 국내외 주요 경제연구기관이 예상한 수치 중에서 가장 낮은 전망치다.

2013~2015년 중기 물가안정목표는 종전 '3±1%'로 중심선을 3%로 정했지만 이번에는 중심치 없이 소비자물가 상승률 기준으로 2.5~3.5%로 결정했다.

한은 관계자는 "물가안정목표에서 중심치를 없앤 이유는 중심선을 3%로 하면 기대인플레이션도 3% 수준에 고정되기 때문"이라며 "목표범위 폭을 현재의 2~4%에서 2.5~3.5%로 축소한 것은 최근 물가안정 추세를 반영하고 중앙은행의 책임성을 높이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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