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는 앞날을 내다보는 거울이다. 역사를 확실히 기억할 때 과거의 잘못을 되풀이하는 과오를 피할 수 있다. 그래서 선진 각국은 역사를 중시하고 자라나는 후손들에게 역사의식을 심어주기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유감스럽게도 역사에 대해 너무 소홀 한 게 사실이다.

그중 하나가 베트남참전 문제다. 베트남 참전은 우리 현대사에 있어 변혁을 불러온 의미가 큰 역사적 사실이다. 경제발전과 함께 국운성장을 이끈 밑바탕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런데도 그 사실이 과거 독재정권에 의해 이뤄졌고 참전 당시 저질러졌다는 신빙성 없는 부정적 요인에 의해 제대로 평가받지 못했다.

반세기가 흐르는 동안 참전용사들은 거의 잊혀진 존재나 다름없는 대접을 받았다. 작년에야 겨우 국가유공자란 타이틀이 주어졌고 금년들어 참전자단체가 공법단체로 인정받기에 이른 것이다. 전상자나 고엽제환자는 물론 보훈대상이 돼 정해진 보상을 받고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참전용사들은 현역병 병장월급과 큰 차이 없는 12만원을 참전명예수당이란 명목으로 받는 게 전부다. 그것도 만65세가 돼야 혜택이 주어진다. 이러한 흘대가 예산부족이란 이유로 지속된 것이다. 보훈예산부족은 이유에 불과하고 사실은 역사의식의 빈곤 때문일 것이다. 참전용사들은 대한민국이 젊은 시절 국가의 명을 받들어 목숨을 걸었던 참전자들을 가장 홀대하는 국가임이 안타깝다고 말한다.

공법단체 대한민국월남전참전자회가 지난 12일 오후 올림픽공원 축구장에서 개최한 월남참전 제48주년 기념식 및 국가안보결의대회에서 이들의 주장이 한목소리로 결집됐다. 전국 16개 시·도지부에서 모인 회원 1만 5000 여명은 나라의 심장부인 광화문 네거리에 ‘호국 보훈의 불꽃’을 건립하고, 월남전 참전 전우의 명예와 예우 개선을 촉구한 것이다

이들은 행사 결의문을 통해 지난날 위국헌신의 애국정신으로 호국 안보 전선의 최선봉에서 그 역할을 충실히 다 했다며 앞으로도 한반도 평화 정착을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할 것을 다짐했다.

행사를 축하해 주기 위해 자리를 함께한 정치권 및 보훈관계 인사들은 축사를 통해 “월남전참전용사들의 희생과 헌신이 있었기에 오늘날 우리의 경제가 발전할 수 있었다”며 “참전용사들의 희생이 헛되지 않도록 안보통일 강화에 노력해 나갈 것”을 강조했다.

이런 정치권의 다짐이 행사장에서 의례적으로 내뱉는 말이 돼선 안된다. '보훈이 바로서야 나라가 바로 선다'는 말을 명심하고 참전노병들이 자긍심을 갖고 남은 여생 편안히 살수 있도록 보살피는 게 국가의 책무고 국민들의 도리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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