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포털 야후(yahoo)가 올해 말 한국에서 철수함으로써 야후의 한국 시대가 종막을 고하게 됐다. 야후가 한국에 진출한지 15년 만이다.

야후 코리아는 19일 “올해 말 한국 비즈니스를 종료할 계획”이라며 "야후 비즈니스를 개선하고 장기적 성장과 성공을 위한 자원 집중을 위해 사업 철수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야후코리아 사이트(kr.yahoo.com)는 올해 말까지만 운영되며 이후 야후 미국 사이트(www.yahoo.com)로 자동 연결된다.

야후코리아는 1997년 한국에 진출한 이래 한때 국내 최대 포털사이트에 오르기도 했다. 하지만 ‘네이버’와 ‘다음’ 등 토종 포털이 급성장하면서 고전해왔다. 야후코리아가 한국에서 실패 역사를 쓴 것은 무엇보다 급변하는 국내 시장 환경에 적응하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국내용 콘텐츠와 서비스를 제공하는 한편 검색 광고로 수익을 창출하면서 1996년에 서비스를 시작한 다음커뮤니케이션과 함께 국내 검색시장을 양분했다.

2000년 NHN이 네이버 서비스에 나선 뒤 시장점유율은 급격하게 바뀐다. 네이버는 2003년께 검색시장 1위에 오른 반면 다음이 2위 사업자 자리를 굳히고 SK커뮤니케이션이 부상해 시장이 3자 구도로 굳어지면서 야후 입지는 더 좁아졌다. 매출액은 1000억원에도 못 미치게 됐다. 2007년 유한회사로 바뀌기 전에 밝힌 2006년 감사보고서 기준 785억원이 외부에 알려진 가장 최근 수치다.

2010년 12월 NHN이 자회사 NHN비즈니스플랫폼(NBP)을 설립해 독자적으로 검색광고 시장에 뛰어들면서 주요한 수입원이 사라져 버렸다. 최근에는 다음까지 독자 광고플랫폼 운영을 선언해 160억원가량 매출이 추가로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그동안 오버추어코리아 수익으로 적자를 해결했던 모회사 야후코리아 앞날이 더욱 불투명해졌다는 관측이다.

이번 야후코리아 철수는 전격적으로 이뤄졌다. 실적 악화에 시달리고 있는 본사가 비용 절감을 위해 전격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야후는 한국시장에선 고전하지만 일본에선 검색시장 최강자 지위를 지키고 있다. 야후재팬은 1996년 야후와 소프트뱅크가 공동으로 출자한 인터넷기업이다. 야후재팬도 일본 검색시장을 수성하곤 있지만 모바일 등 신사업에선 능력을 드러내지 못하고 있다. 야후재팬은 지난해 매출 2924억엔, 영업이익 1596억엔을 기록했지만 최근 관료주의에 빠져들어 활기를 잃었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야후재팬이 카카오재팬과 전격적으로 손을 잡은 이유다.

야후코리아와 함께 자회사인 인터넷 광고 플랫폼 업체인 오버추어코리아도 철수한다. 야후가 한국에서 철수하면서도 국내 대표 모바일 메신저 업체 카카오는 협력을 강화한다.
야후코리아의 한국 철수는 안타까운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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